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요금인하를 통한 가계통신료 줄이기’ 압박이 또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요금인하 요구가 실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적은 반면에 산업계에 미치는 피해가 막심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근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 △고가 단말기 거품 제거 △공용 와이파이 확대와 무상제공 △기본료·가입비 부과 폐지 △이용자 중심 통신요금 체제 개편 유도 △요금인가제 폐지 중장기적 검토 △문자메시지(SMS-20원, MMS-30원) 요금 점진적 전면 폐지 △통신비 산정 투명화 △요금체계 전면 재검토를 위한 (가칭)통신요금검증위원회 설치 등 계획을 밝혔다. 요금제 폐지를 직접 거론한 것만 세 가지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가구 월 평균 통신비가 16만원 정도로 1년이면 200만원에 육박한다”며 “예전 산업화에 의한 빈부 격차가 정보화 격차로 더욱 심화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중요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가계통신비 인하로 계층 간 정보화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 의장은 이 자리에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 중이며 국회에서 통신사업법과 전파법 개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지방선거운동의 일환으로 가계통신비 절감 이슈를 꼽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회와 정부가 기본료·문자요금제·인가제 폐지 등 통신사 요금 시스템을 직접 건드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011년에도 정부 주도로 기본료 1000원 인하를 실시했지만 소비자 체감 효과는 크지 않고 통신사 수익성만 해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섣부른 요금제 개선 시도가 산업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평균 1만2000원 수준인 기본료를 폐지하게 되면 기본료에서만 이통 3사는 2조원 이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결합상품 등으로 확대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본료는 안정적인 통신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며 “기본료가 폐지되면 원가회수를 위해 오히려 개개인 통신료가 더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은 국내 통신요금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데서 기인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통신비 비율이 세 번째로 높지만 가계비 대비 통신비 부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2013년 가계비 대비 통신비 비중은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이는 단말기 가격을 포함한 것이어서 순수 통신비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폰(고가 단말기) 교체 주기는 2년이 채 못 돼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OECD 조사 항목 중 사용량에 따라 이동통신요금 순위를 매기는 ‘구간별 요금순위’에서 중위권 수준인 5~16위를 기록했다. 결국 단위당 통신요금은 중간 수준이지만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이야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우리나라 통신 물가지수는 101.0에서 95.8로 오히려 감소했다.
전직 관료 출신 인사는 “선거 때마다 통신비 절감이 이슈화되지만 사실 우리나라 통신요금은 세계 평균 수준으로 고가 단말기 교체 주기 등이 빨라서 착시 현상이 크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에 천착해 장기적으로 산업계가 투자 재원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물가지수 중 통신(장비, 서비스 포함)물가지수 추이 / 출처: 통계청>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