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35>실패로부터 배우는 걸 실패하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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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최다 1400만명까지 불어나고 투자자금이 6000만달러나 들어오고 직원 수도 170명으로 늘어나는 등 급성장을 거듭했고, 주가도 액면가의 640배까지 치솟았다. 그들은 미국 내 거의 모든 언론에 소개되는 등 실리콘밸리의 명사가 됐다. 하지만 빠르게 비상한 만큼 추락도 가팔랐다. 창업 2년 10개월 만에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실패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경험 미숙과 그에 따른 교만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1990년대 말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던 다이얼패드 기사다. 실패의 이유를 ‘경험 미숙과 그에 따른 교만’이라고 지적한 데 공감한다. 패기와 열정이라는 동전을 뒤집으면 미숙함과 교만이라고 쓰여 있다. 재능 있는 스타트업이 첫 번째 문턱을 못 넘고 넘어지게 만드는 이유다.

실패의 진짜 이유는 능력이나 돈의 부족이 아니라 욕심과 교만이라는 것을 아는가? 창업가들이란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하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틀린 말이다. 창업가들이야말로 진짜 위험을 싫어하고 피하고자 전전긍긍한다. 욕심을 절제하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위험을 피하려고 한다. 누가 위험을 즐기며 감수하면 성공한다고 부추기는가? 욕심과 교만으로 기꺼이 위험에 자신을 던진 사람들이 실패한다.

잘나가다가 갑자기 불가항력적으로 어려워져 실패했다고들 한다. 실패는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연속된 실패의 누적된 과정의 결과다. 피하거나 만회하거나 손실을 감수하고 중단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사업가들의 ‘잘되고 있다’는 말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지금도 어떤 사업가는 연속된 실패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서 겉으로는 잘된다고 하면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욕심과 교만 그리고 허세의 족쇄에 매여 깊은 바다로 끌려 들어가면서도 기존에 투자한 돈과 기회를 아까워하며 족쇄를 끊지 않는다. 이것을 경영학 용어로 ‘매몰 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이 비용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실패에서 배운다지만 한계가 있다. 실패한 것까지만 배울 뿐, 그 너머는 보지 못한다. 실패는 자랑도 아니고 실패의 용납은 권리도 아니다. 실패로부터 배우지 못한 실패도 많다. 실패는 반복하기 쉽다. 작더라도 성공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꿀벌이 꿀을 모으듯 작은 성공들을 차곡차곡 모으라.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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