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의료지구에 조성될 예정인 소프트웨어(SW) 특화클러스터는 국내 첫 SW 전용 집적단지다. 수도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수백개 기업이 들어올 정도로 규모가 크지도 않다. 하지만 SW기업들이 모여 새로운 SW 생태계를 만드는 SW 클러스터 테스트베드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성의료지구를 ‘3S 스마트월드’ 등 지식창조형 단지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병원이나 학교를 유치하지 않아도 되도록 개발계획도 변경했다.
개발을 맡은 대구도시공사도 올 상반기 실시계획 변경과 보상협의를 마치고 오는 7월 조성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제 남은 일은 SW기업들이 수성의료지구에 순조롭게 입주해 이곳이 진정한 국내 최고의 명품 SW클러스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
지역 SW기업들은 잔치집 분위기가 됐다. 조합을 통해 수성의료지구의 토지를 분양받아 사옥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조합원 혜택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 SW기업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지역 기업들로 구성된 대경ICT협동조합이 지난주 창립총회를 열었다. 지자체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마치고 출자를 받는 대로 4월 공식 출범한다.
그러나 수성의료지구 SW클러스터가 지역기업만을 위한 단지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을 모두가 간과하고 있다. 향후 대경ICT협동조합이 특별분양을 맡게 되면 총 분양면적의 80%를 지역에 기반을 둔 조합 회원사에 분양하게 된다. 역외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다.
지자체는 수도권이나 타 지역의 우수한 SW기업들이 SW클러스터에 입주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 역외 기업들을 모셔오는 것이 경제자유구역의 취지기도 하다.
SW 클러스터가 명품단지가 되기 위해서는 유망 SW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 SW 기업인의 ‘듣기 싫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텃새 부리는 모양새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지역 기업들만 옹기종기 모이는 지역적이고 제한적인 SW 클러스터는 세계적인 명품 SW생태계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