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주면서 그 파장에 촉각이 쏠렸다.
마이니치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과 블룸버그 등 해외 주요 외신은 일본 도쿄 지방법원이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기술 관련 특허 소송에 지난 25일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재판을 담당한 하세가와 고지 일본 도쿄 지방법원 재판장은 “애플의 기술은 삼성이 발명한 기술에 속하지 않으며 지식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특허를 취득한 통신 시스템에 대한 기술이다. 무선단말기에서 기지국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을 조절하는 등의 기술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은 지난 2011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스마트기기 화면을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과정 중 페이지 마지막 부분에 닿으면 화면이 튕기는 효과를 주는 애플의 이른바 ‘바운스백’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다만 미디어 콘텐츠 동기화 기술과 패킷 통신 효율화 기술에서는 각각 삼성전자와 애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양사의 특허 분쟁은 곧바로 미국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31일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새너제이법원에서의 2차 소송이 시작된다.
포천 등 해외 매체는 이번 소송에서 애플이 전화번호 태핑, 통합검색, 밀어서 잠금해제 등 다섯 가지 기술에 로열티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액은 단말기 한 대당 40달러에 달해 결과에 따라 1차 소송에서 나온 손해배상금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새너제이법원에서 열린 지난 특허 소송에서 애플에 9억2900만달러(약 1조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