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11>실수 공유 문화 만들기

했던 실수 반복하는 직원들, 문제는 조직문화에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사소한 실수들은 큰 실패의 원인, 하인리히 법칙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A사는 요즘 생산라인 사고로 고민이다. 위험한 절단기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직원들이 똑같은 실수를 수차례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부상사고로 연결됐다. 더 큰 문제는 이 생산라인뿐 아니라 다른 부서에서도 크고 작은 실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책임을 따져 묻도록 징계도 해봤지만 직원들은 혼날까봐 다들 쉬쉬하며 눈치만 심해졌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

기업은 사소한 실수도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대형 사고의 경고 사인으로 간주해야 한다. 관리하지 못한 작은 실수들이 모여 더 큰 실패를 낳는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 많이 인용되는 것이 300:29:1이란 숫자로 유명한 ‘하인리히 법칙’이다. 미국의 손해보험회사에 근무하던 H W 하인리히가 사고재해를 조사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확립한 법칙인데, 치명적인 사고는 300번의 이상 징후와 29번의 작은 실패 후에 발생한다고 내용이다.

1912년 발생했던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도 작은 실수와 20여번의 경고 사인을 무시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작은 실수와 경고에 미리 대처했더라면 침몰이라는 대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실수가 무조건 독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실수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독이 아닌 약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성장하는 조직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실패 사례를 사내에 공유하고 지식재산화해 조직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실수는 곧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데 관심이 많은 기업이 직원의 실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이다. 실패를 공유하고 조직원으로 하여금 학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실수가 약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장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문제상황의 A사처럼 실수를 비난하고 책임만 따져 묻는 경직된 조직에서는 직원들은 실수를 무조건 숨기게 된다. 직원들이 실수를 계속 숨기게 되면 같은 실수가 반복되다가 더 큰 실수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직원들이 실수를 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숨기는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미네소타아동병원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줄리 모라스는 실수를 비난받는 것을 겁내지 않고 보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다. 우선 보고서 용어부터 확 바꾸었다. ‘사고 보고서(incident report)’라는 부정적인 표현 대신에 ‘안전학습(safety learning report)’이라는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게 했다. ‘오류’ ‘취조’ 같은 딱딱하고 비난하는 듯한 용어 대신, ‘실수’ ‘분석’ 같은 객관적인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자 비난받는 느낌이 줄어든 직원들은 실수 사례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서로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직원들은 자연스레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실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글로벌 기업 3M에는 사내 실수 사례를 보고하는 공식적인 기술 세미나가 있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실패한 연구원들에게 ‘실패 파티’도 열어준다. 실패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한 것이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처럼 실수를 드러내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실수를 공유하고 축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이라면 사내 게시판에 실수를 공유하는 게시판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 나아가 실패 사례를 교육으로 자산화하는 것도 좋다. 맥도널드의 치즈버거 제조 매뉴얼 분량은 500쪽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제조 매뉴얼은 17쪽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 세계 프랜차이즈에서 치즈버거를 제조,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 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실수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직무교육을 시행하고, 업무 매뉴얼, 체크리스트를 만든다면 기존 직원뿐 아니라 신규사원들의 실수도 막을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언제나 새로운 실수를 한다고 한다. 조직을 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실수를 활용하자. 조직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