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된 정보통신공사 시장, 정부 진흥책 진지하게 고려할 때···등록제 폐해도 다시 들여다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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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공사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데도 업체는 매년 200~300개씩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당경쟁으로 업체당 평균 매출이 줄어 시장 진입 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가 지난해 국내 정보통신공사 업계 매출을 가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업체당 평균 매출은 17억8800만원으로 18억1500만원이던 2012년보다 2700만원 떨어졌다. 통신 산업 활황에 힘입어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업체당 평균 매출은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줄어들었다.

반면에 미래창조과학부에 정보통신공사업을 등록한 업체는 10년 넘게 증가세를 보였다. 2011년 7361개였던 업체는 2012년 7623개, 2013년 7948개로 늘어났다. 등록이 안 된 업체까지 합해 8000개가 넘는 업체가 정보통신공사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5000여개이던 2002년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000개가량 늘어났다.

정보통신공사업체가 넘쳐나는 가장 큰 이유는 1999년 면허 취득 방식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술자 4명과 자본금 1억5000만원, 사무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다. 통신사 퇴직자나 정보통신공사업체 직원이 독립해 회사를 차리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다양한 ICT 지원책에 기대를 걸고 시장에 진입하지만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업체가 늘면서 정보통신공사 업계 전체 매출도 증가하지만 개별 업체의 재정은 악화일로를 걷는다. 대기업도 정보통신공사 사업을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충청도 지역에서 정보통신공사 사업을 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체가 더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져 사업 단가가 계속 내려간다”며 “갈수록 마진이 낮아져 사업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진입은 쉽지만 고객은 과거 실적 위주로 업체를 선발하기 때문에 신생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허 없이 혼자 또는 2~3명씩 소규모로 일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들은 더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통신은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현장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은 점점 바빠진다”며 “하지만 터무니없는 단가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일한 만큼 돈을 벌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해진 가격을 제시하는 관공서를 제외한 대부분 공사에서 업체 간 출혈경쟁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업체 수가 늘어나면서 예전에 비해 수주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정보통신공사 업체 대표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나마 돈되는 정부기관 공사는 1년에 한두 건도 수주하기 어렵고 대기업만 수익을 올린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 업체가 늘어나면서 시장질서에 혼란이 오고 업계 전체를 안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돼 여러 규제 정책이 생길 수 있다”며 “전반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지만 자칫 규제가 남발될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리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 역시 통신사업자와 지자체들이 설비투자에 나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진흥책을 마련하고 대기업이 주도하는 ‘돈 되는’ 정부기관 공사를 중소기업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보통신공사업 등록업체 및 업체당 평균 매출(단위:개, 백만원)

자료: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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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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