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출하량이 줄어든 세계 TV 시장의 포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성장 엔진 역할을 하던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동유럽 시장의 정체 조짐이 더 큰 문제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황금기를 마친 LCD TV 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IHS테크놀러지·스테티스타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6% 줄어든 2억2510만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아시아태평양 판매 ‘시들’…미국·유럽 정체 심화
2010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2009년 대비 11% 늘어나면서 ‘황금기’를 열었지만 3년 만에 꺾인 성장세는 하향 궤도를 그리고 있다.
IHS는 중국·아시아태평양과 동유럽 시장 성장이 느려진 것을 특이점으로 분석했다. 엔진 역할을 해온 국가의 정체는 기존 TV 시장의 황금기가 정점을 찍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LCD TV 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처음으로 쪼그라들었다. 3분기 전년보다 7% 줄어든 1300만대가 팔렸고 4분기 판매량도 1450만대에서 1440만대로 줄었다. 상반기 호조세 덕에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다소 올랐지만 TV 업계 위기감은 팽배하다.
동유럽 LCD TV 출하는 무려 14% 깎여 유럽 경기 침체 유탄을 맞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LCD TV 출하량도 전년 2540만대에서 2380만대로 줄었다. 북미와 서부유럽 시장도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해 북미 TV 출하량은 9% 떨어졌으며 서부 유럽도 4% 감소했다.
◇올해 전망도 어두워…TV ‘다음 세대로’
지금껏 판매실적으로 매겨진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문제는 중국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국 LCD TV 판매는 가격 인하가 두드러진 춘절 3주(지난 1월 20일~2월 9일)간에도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CRT·PDP TV 판매가 줄면서 전체 TV 판매는 전년보다 3% 축소됐다.
대륙 TV 판매량의 바로미터인 중국 제조사향 TV용 패널의 상반기 수급량도 심상찮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1월 중국 제조사로 팔린 TV용 디스플레이 패널량이 전월 대비 500만대 줄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패널 제조사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밝혔다. 호조를 보이는 시장은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 정도다.
기존 TV 시장 포화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포함한 초고선명(UHD)·커브드 TV로의 전향을 가속시킨다. IHS는 “저가 LCD TV의 황금기가 끝난 서방권 평판TV 시장은 포화상태”라며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기업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전향 중”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이유로 초고선명(UHD)·커브드 TV 확산도 빠르다. 중국 TV 업체는 RGB2 UHD와 RGB 60Hz 등 저사양 4K TV로 시장 몰이에 나서고 있다. IHS는 OLED TV 출하량이 2018년 81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LCD TV 출하량 감소 추이 (자료:IHS테크놀러지)>
<지난해 동남아 LCD TV 출하량 감소 추이 (자료:IHS테크놀러지)>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