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비트코인으로 즐긴 김 대리의 화이트데이...비트코인 사용기

미국에서 비트코인으로 세계 일주를 한 부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국내 환경은 아직 이에 못미치지만 비트코인을 받는 가게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ATM까지 설치되며 실현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처럼 비트코인으로 하루를 살아보면 어떨까. 비트코인의 사용법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즐긴 가상 화이트데이 데이트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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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구매부터 ATM 사용까지

비트코인은 거래소에서 계좌만 만든다면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이미 국내에도 다양한 비트코인 거래소가 문을 열어 원화로 결제가 가능하다.

거래소를 선택하고 본능적으로 첫 화면에 있는 회원가입을 누르면 휴대폰 본인인증 절차까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메일로 받은 회원가입 메시지 링크를 클릭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거래소에 다시 로그인하면 숫자로 된 은행 계좌번호와 달리 알파벳과 숫자가 복잡하게 조합된 계좌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서는 구매하고자 하는 금액을 선택한다. 24시간 동안 나만 사용할 수 있는 가상 계좌번호를 받은 후 돈을 보내면 된다. 입금하는 순간 내 비트코인 잔액은 충전된다. 애플리케이션까지 받으면 실제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준비를 모두 마친 것이다.(비트코인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모든 비트코인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이 삭제된 상태다.)

ATM에서 현금을 찾는 것 또한 간단하다. 기기 생김새도 은행 ATM과 다를 바 없어 거부감이 없다. 돈을 찾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판매를 누르고 ATM 모니터에 뜨는 QR코드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카메라로 찍으면 된다. 돈을 세는 익숙한 기계소리가 들리면 제대로 된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즐긴 김 대리의 화이트데이

매년 3월 14일이면 찾아오는 화이트데이. 올해는 김 대리가 특별한 데이트를 준비했다. 최근 관심을 갖기 시작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음식점, 까페에서 즐기는 데이트다.

김 대리는 비트코인 거래소 사이트에서 0.227272 비트코인을 충전했다. 적은 돈 같지만 당일 환율로 15만원어치다. 비트코인으로 여자친구에게 자신이 얼리어답터라는 걸 뽐내고 싶은 생각에 들떴다.

일을 마치고 그는 직장 근처 홍대입구에서 여자친구를 만났다. 오늘 저녁 장소로 정한 곳은 며칠 전 비트코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점찍어두었던 주꾸미 음식점이다. 근사한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한식을 좋아하는 입맛에 딱 맞는 곳이었다.

주꾸미에 밥까지 볶아 먹은 김 대리는 자연스럽게 계산대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겠다고 말했다. 점원이 QR코드를 내밀자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0.060606 비트코인(약 4만원)을 전송했다. 비트코인을 잘 모르는 여자친구는 마냥 신기해했다.

저녁을 먹은 김 대리는 여자친구 집 근처인 삼성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가는 동안 여자친구에게 비트코인의 개념을 설명했다. 여자친구도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이것저것 물어봐 김대리는 그동안 신문 기사를 통해 습득한 내용을 말해주며 뿌듯해 했다.

김 대리 커플은 코엑스 지하에 있는 카페에 갔다. 비트코인을 알게된 여자친구는 커피를 주문하며 직접 결제를 해보겠다며 김대리 스마트폰에 있던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가려는데 김대리는 카페 한 켠으로 여자친구를 데려갔다. 비트코인 ATM이었다. QR코드를 찍고 현금을 꺼내자 감탄하는 여자친구를 보며 김 대리의 어깨는 한껏 올라갔다. 그리고 인출한 현금으로 근처 꽃집에서 장미꽃을 선물했다.

특별히 돈을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데이트였다. 마지막으로 김대리 커플은 근처 바에서 비트코인으로 산 칵테일을 한 잔씩 마시며 즐거운 화이트데이를 마무리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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