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비트코인 기로에 섰다... 거품인가 대안화폐인가?

디지털 가상 화폐 비트코인이 기로에 섰다.

지난 하반기 한때 가치가 1000달러를 넘기며 화폐의 새로운 질서로 추앙받았던 비트코인은 이후 가격이 폭락하며 대규모 투자손실을 일으켰다. 최대 거래소였던 일본 마운트곡스는 약 85만개(약 4772억원)의 비트코인 손실을 봤으며, 도쿄 지방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원인은 기술적 결함 및 내부자 소행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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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외신에 따르면 일각에서 ‘비트코인이 끝났다’는 평가가 쏟아지지만 일부 거래소의 관리부실일뿐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공존하고 있다.

◇대안화폐로 자리잡는 과정일뿐…여전히 활용 가능성 높아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로서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내다봤다. 마운트곡스 사태와 화폐로서 비트코인의 성공 가능성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마운트곡스 한 곳뿐이 아니고 지금의 가격 하락 현상은 거품이 빠지는 조정기라는 설명이다. 마운트곡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400달러 이하로 떨어졌을 때 유럽 소재의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서는 650달러를 기록했다.

또 이 매체는 “닷컴버블의 붕괴가 인터넷의 종말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으며 지금의 구글과 아마존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며 “비트코인의 성공 역시 초창기 거래소인 마운트곡스나 다른 기업의 성쇠에 달려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 거래소의 잇따른 파산 사태를 놓고 “중앙은행의 보장이 없는 가상화폐는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현실이 됐다”면서도 “누군가 비트코인을 훔쳐갔다 해도 다른 통화로 쉽게 바꿀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피해자들은 비트코인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온라인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베이는 얼마 전 ‘전자 화폐의 거래를 관리할 수 있는 화폐 모듈 시스템 특허’를 미국 특허 상표청에 제출했다. 존 도나흐 이베이 회장은 이베이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에 다양한 화폐를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중앙통제 시스템의 관리를 받지 않아 해킹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한 비트코인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자체적으로 보안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각 비트코인 당 주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해킹을 당한다면 그 주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거래를 막는 등 대응도 확실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당장 비트코인의 신뢰도가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문제 없이 흘러간다면 점진적으로 신뢰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폰지 사기”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비트코인이 금융사기와 같은 ‘폰지게임’이라고 평가했다. 폰지게임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다”면서 “비트코인은 폰지게임에 가깝고 범죄와 불법행위를 유발하는 수단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또한 해킹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은 거대한 시장 리스크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비트코인은 금융계좌도, 통화도 아니며 또한 지급 결제수단이나 가치저장 수단도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루비니 교수의 이러한 비판은 최근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파산, 해킹 피해문제, 가격 급락, 주요국 정부의 규제가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마크 윌리엄스 보스턴대 재무학과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마운트곡스 사태는 비트코인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 축소판”이라며 “분권화된 거래 방식, 익명성, 약한 통제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돈세탁, 마약거래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고 실제 사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비트코인 거래소 설립자이자 비트코인 재단 부회장인 찰리 쉬렘과 그의 동업자는 마약 밀거래에 연루돼 체포됐다. 쉬렘 부회장을 기소한 뉴욕 남부지방검찰청 프릿 바바라 검사는 “전통적 화폐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이 돈세탁에 악용된다면 규제법안을 강화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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