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의 주요 인터넷·미디어 기업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금맥을 찾는다. 텍스트·사진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옮겨간 네티즌의 수요와 TV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의 증가세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월트 디즈니는 온라인 동영상 기업 ‘메이커 스투디오’와 5억달러(약 5342억원) 규모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요 전통 미디어 기업이 유튜브가 주도하는 동영상 제작·프로모션 시장에서 진행한 가장 큰 규모 인수”라고 주목했다. 월트 디즈니는 최대 9억달러(약 9612억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졌다. 메이커 스투디오는 유튜브 엔터테인먼트 동영상의 최대 발행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같은 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영상 콘텐츠 기업 ‘차이나비전 미디어’의 지분 60%를 8억400만달러(약 8593억원)에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TV·영화 제작사인 차이나비전이 알리바바의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콘텐츠를 늘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새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4억명 이상 시청자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3년내 중국 인터넷 동영상 시장 규모는 259억위안(약 4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뿐 아니다. 전직 CNN·NBC유니버설 수장이 손잡고 이달 온라인 동영상 벤처를 세웠다. 제프 개스핀 NBC유니버설 TV엔터테인먼트 회장과 존 클라인 전 CNN 사장이 뭉쳤다. TV 업계를 주름잡은 거장이 만나 인터넷 동영상 시장 재편을 꿈꾼다.
미국 최대 셋톱박스 업체 티보(Tivo)의 창업자 출신이 세운 인터넷 동영상 신생 기업 ‘큐플레이(Qplay)’도 올초 경쟁에 뛰어 들었다.
미국 인터넷 서비스 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의 팀 암스트롱 CEO는 “웹 콘텐츠 기업으로서 성장을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필수”라며 “과거 미약했던 온라인 동영상 수익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50억달러(약 5조원) 규모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AOL은 구글·페이스북과 어깨를 겨루며 미국에서 가장 시청 횟수가 많은 동영상 서비스 업체 중 하나다.
동영상 광고 시장도 뜨겁다. 미국 케이블 업체 컴캐스트(Comcast)는 이달 온라인 동영상 광고 플랫폼 스타트업 프리휠(Freewheel)을 3억7500만달러(약 4006억원)에 인수했다. 프리휠은 폭스·아마존·비아콤·디시네트워크를 비롯한 유수 업체의 동영상 스트리밍용 광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계도 동영상 서비스 확대에 명운을 건다.
이달 트위터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광고의 양적·질적 향상을 위해 유튜브의 발지트 싱을 영입했다. 트위터의 동영상 콘텐츠 수를 늘리고 동영상 검색·시청을 더 쉽게 하면서 광고 판매도 늘릴 전망이다. 싱은 유튜브에서 동영상 시청 전 광고를 보여주거나 건너뛰기(Skip)를 개발한 핵심 전문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로 TV 광고에 투자를 해오던 구글·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대형 인터넷 기업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며 “더 많은 인구가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TV에서 인터넷으로 수요가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미국·중국 IT기업의 인터넷 동영상 사업 M&A 현황 /자료: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