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지만, 재미있잖아!(Vague but exciting)”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신참 프로그래머 팀 버너스 리가 노트에 긁적여 놓은 ‘시스템 개념도’를 본 그의 상사인 마이크 센달이 한 말이다. 그가 본 건 향후 ‘월드 와이드 웹(WWW)’이었다.
마이크는 팀에게 당시 최첨단 컴퓨터인 애플의 넥스트(NeXT)를 전용하게 했고, 결국 팀은 얼마 뒤인 1989년 3월 12일 ‘WWW’를 탄생시킨다. 오늘날 웹 인터넷 서비스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그로부터 25년이 흘렀다.
◇차세대 인터넷, ‘주소’를 선점하라
팀의 가장 큰 업적은 URL이라는 당시로는 독특하면서도 쉬운 인터넷 주소체계를 개발했다는 점이다. 웹브라우저에 URL을 입력하면 웹페이지가 열리는 방식은 과학자 등 일부 특정 전문가들만의 것이던 인터넷을 일반인들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32비트 길이의 이같은 주소 방식(IPv4)은 그 개수가 43억개로 한정돼 있다. 이를 대체할 차세대 인터넷 주소 표현방식이 바로 ‘IPv6’다. 1998년 개발된 IPv6는 숫자 0~9와 알파벳 a~f 등 총 16개 숫자와 문자로 네 자릿수를 8개 조합해 만든다. 조합할 수 있는 주소 개수가 2의 128승으로 무한대에 가깝다. 주소 길이가 128비트여서 32비트인 IPv4보다 실용적이다.
이미 구글 등 유명한 해외 IT기업들은 이를 전격 도입, 일부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대처가 늦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IPv6 도입 기업에 세제 혜택은 물론, 별도 자금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IPv6가 적용된 라우터나 스위치 등의 장비를 도입하는 대기업은 3%, 중소기업은 7%의 세금을 각각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IPv6를 도입하는 기업의 사이트 개설 비용과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의 절반을 매칭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M2M, 차세대 인터넷의 대안으로=M2M(Machine-to-Machine·사물지능통신)은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들이 사람의 개입 없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센서나 무선통신, 데이터 처리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M2M의 활용도 역시 높아졌다. 전력 분야에선 스마트그리드, 의료 분야에선 U-헬스, 자동차는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는 도로에 설치된 센서와 택시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교통정체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실시간 제공한다. 영국의 의료기기업체 제니스는 자사 차량의 속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친환경 운행에 나섰다. 그 결과 한 해 22만파운드(약 3억8000만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었다. 일본 도요타는 교차로 등에서 갑자기 진입하는 차량을 도로 센서가 인식해 운전자에게 경고,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운전 지원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 이통사인 SK텔레콤은 손목과 허리에 찬 운동량 측정기의 실시간 데이터를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을 통해 서버로 보내면 전문가가 이를 분석해서 상담해준다.
임태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다양한 센서를 데이터 측정도구로 활용하는 추세”라며 “향후 웨어러블(wearable) 기기와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 등이 확산되면 스마트폰은 이들을 잇는 M2M 중심기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처음 인터넷을 접한 시기
-1989~199542.65%(1259명)
-1996~200145.02%(1329명)
-2002~200710.81%(319명)
-2008~현재1.52%(45명)
*주: 텔레그래프지 독자(2952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차세대 인터넷주소 비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