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사우디 의료IT 수출, 정부간 협약 대신 경쟁입찰로…분당서울대병원 적극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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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간 협약을 체결,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려 했던 역대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수출사업이 결국 공개 경쟁입찰로 쪼개져 발주가 시작됐다. 수의계약을 위한 정부 간 협약은 80개 과제 중 공공의료 선진화 등 일부 사업에만 적용될 전망이다.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당국이 최근 의료 정보시스템 구축 관련 4개 사업을 발주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이 제안에 참여했다.

◇상당수의 의료IT사업, 수의계약 없을 듯

최대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수출 사업은 지난해 9월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주무부처 장관이 보건의료 3개 분야 협력을 합의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후 2개월 내 맺기로 한 시행협약은 현재까지도 보류된 상태로 장관 합의는 유명무실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 당국은 지난해 말 4개 관련 사업을 세계 기업 대상의 공개 경쟁입찰로 발주했다. 발주된 사업은 병원 정보시스템 고도화, 모바일 기반 디지털 병원시스템 구축 등이다. 이 중 2개 사업은 재무적 평가를 완료하고 기술평가를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 대상으로 제품 시연회도 가졌다.

경쟁입찰로 변경된 것은 무엇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의지 부족이다. 양국 장관이 협약을 맺기로 합의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수의계약을 위한 시행협약은 공공보건 관련 사업만을 대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시장에 노출된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상당 부문은 경쟁입찰로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협약 체결 추진이 백지화된 것은 아니다”며 “다양한 프로젝트가 발주될 예정이어서 협약 체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사업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플랫폼·의료진 참여 강점

사우디아라비아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는 분당서울대병원·SK텔레콤·이지케어텍 컨소시엄이 가장 적극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은 지난 2월 의료진을 포함한 의료IT 전문가 20여명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파견, 제안설명회를 열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은 발주된 4개 사업에 모두 제안서를 제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은 HP·써너·에피지 등 다국적 의료IT 기업과 경쟁한다. 현재로서는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이 제안한 의료정보시스템 플랫폼이 미국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로부터 최고 레벨인 7단계 인증을 받은 분당서울대병원 차세대시스템에 적용된 점이 강점이다. 다른 업체와 달리 IT전문가는 물론이고 의료진이 제안에 참여한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반면에 초기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품시연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SDS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IT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돼 솔루션 영문화 작업 등 추가 준비를 진행하기 위해 시연회를 미룬 것”이라며 “사업에 불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정보기술은 사업 준비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단독 제안을 포기했다. 현대정보기술 관계자는 “경쟁입찰로 변경되면서 사업 수주에 따른 투자대비효과가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대신 오랜 기간 중동 사업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사업 대응 현황/ 자료:각사 종합>

사우디아라비아 의료IT 사업 대응 현황/ 자료:각사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