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시키고 지역 주도의 창조경제 구현에 핵심 역할을 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도 언급됐듯 창조경제는 곧 일자리 창출이자,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밑바탕이다. 이를 구현할 지역별 센터가 전국 17개 광역시대에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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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육성기관인 엔데버가 기업창업가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기업 친화적 요소로, 유능한 인재를 구할 수 있는 곳과 고객과 공급자에 대한 접근성을 꼽고 있다.

기업 친화적 요소만으로 따져 볼 때 지난 40년 동안 정부 투자로 조성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이 집결돼 있어 우수한 인력이 많다.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방위 역할을 수행할 곳으로 가장 적격이다.

하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3단계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첫째,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둘째, 어떠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냐에 대한 수단이 뭐냐는 것이다. 셋째, 혁신이 성공하면 어떠한 모습이 된다는 비전을 확실히 보여 줘야 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조건이 갖춰진 곳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성공모범모델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우수한 벤처기업이 1300여개나 한 곳에 집적돼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

현역 연구원들은 하루를 전쟁처럼 바쁘게 지낸다. 반면 퇴직 과학기술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대덕의 연구소와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원로 과학기술자가 매년 200여명이 넘는다. 이들은 현역 시절 왕성한 연구활동을 통해 탁월한 연구업적을 쌓았다. 오랫동안 다양한 학술활동을 통해 많은 후배 과학자들과 인적네트워크도 갖고 있다. 이들의 경륜을 활용한다면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지름길이 확보되는 셈이다.

3년 전부터 원로과학기술자들이 사회적 기부 차원서 모여 머리를 맞대고 운영 중인 기술탐색데스크 사업이 최근 중소벤처기업의 경영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열쇠로 부상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공모델의 한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키웠다.

기술탐색데스크 사업은 특정문제에 대한 해결을 모색하는 중소 벤처기업과,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소 및 대학의 과학기술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중소 벤처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장점을 가진 개방형 혁신체제(Open Innovation)를 활성화함으로써 중소벤처기업 친화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기업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감안하면 더 많은 퇴직과학기술자들이 참여해야 하지만 현재 기술탐색데스크에는 전문가 6명이 활동하는 인원의 전부다.

지난해부터 퇴직과학자를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을 설립해 그동안 쌓은 경륜으로 국가경제사회발전에 기여하려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퇴직과학자의 공동체들이 더욱 활성화돼 창조경제 성공에 앞장 설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는 노령자 일거리 창출의 성공 모델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원로과학기술자와 중소기업, 출연연구기관, 대학 등 모두가 윈윈할 기술탐색데스크 운영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문형철(대덕과학기술사회적협동조합 이사, tkmoon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