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中 전초기지 대만 잡아라"

네이버 주력 모바일 서비스가 대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만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라인은 위챗과의 정면 대결을 위한 포석, 밴드는 본격 해외 진출이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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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지하철 랭핑 광고.<사진:네이버>

5일 네이버에 따르면 라인 대만 사용자는 1700만명이다. 전체 스마트폰 인구의 95%가 라인 사용자로 사실상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는 전체 2500만 사용자 중 20%가 해외 사용자다. 대만은 일본과 함께 가장 많은 해외 사용자를 확보한 곳으로 최근 ‘라인 패밀리 앱’으로 현지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유력 폐쇄형 SNS가 없는 현지 상황도 도움이 됐다. 밴드는 한류 스타 팬 밴드 개설과 TV 광고 등으로 바람몰이에 나선다.

대만은 중국과 일본 특성이 섞인 시장이다. 기본 정서는 중국에 가깝지만 최신 유행에는 민감하다. 최신 서비스를 앞서 수용하는 곳으로 대만 성공 여부가 중국 진출 가늠자 역할을 한다. 알람앱 ‘알람몬’으로 대만에 진출해 100만 다운로드를 이끈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는 “대만의 인기앱 순위는 일본과 거의 비슷한 트렌드를 보인다”며 “대만에서 인기를 얻으면 본토에서 관심을 받아 거대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적격”이라고 말했다.

라인의 대만 성공은 일본처럼 스티커를 앞세운 캐릭터의 힘이라고 풀이된다. 기능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는 위챗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확인했다는 의미로 자신감을 갖고 올해 본격 대륙 공략에 시동을 건다.

캠프모바일은 밴드를 앞세워 본격 해외 진출에 나선다. 대만은 라인의 든든한 지원에 현지 유력 서비스 후즈콜 연계를 기대할 수 있다. 후즈콜은 캠프모바일이 지난해 인수한 대만 스타트업 ‘고고룩’의 전화번호 식별앱으로 대만을 중심으로 10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후즈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대만 법인 대표를 맡으며 밴드 인기 확산을 이끈다. 대만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지만 대만 인기가 중국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메신저 경쟁은 콘텐츠 확보와 이를 알리는 마케팅 싸움으로 사실상 돈에 의해 승부가 갈린다”며 “위챗이 라인보다 무조건 두 배 이상 돈을 쓴다는 계획이어서 어려운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밴드 역시 라인 지원이 없으면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은 밴드 고유의 서비스 경쟁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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