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KT 새 조직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실행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3일 KT에 따르면 이달 초 팀장 인사에 이어 사원급 인사 등 조직·인사개편을 일단락했다.
KT 관계자는 “임원-팀장-사원으로 이어지는 조직개편이 90%가량 진행됐다”며 “신규 팀 등 시간이 걸리는 인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무리”라고 말했다.
KT는 조직개편 완료와 동시에 실적 개선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일부 사업부는 조기 출근 등을 통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실적을 곧바로 낼 수 있는 영업 조직을 중심으로 근무 패턴 변화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라며 “대리점 회복 등 전임 경영진 임기 말에 급격히 붕괴된 영업라인을 복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회장 역시 취임 이후 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출근시간 조정 등은 각 사업부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전사적 근무 시스템 변화는 아니다”라면서도 “내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의 색깔 내기도 구체화했다. 최고경영자(CEO)를 보좌하는 비서실 기능을 강화했다. 전략, 재무 등 그룹 핵심을 관리하는 삼성 구조본을 연상시킨다.
구현모 비서실장이 전략까지 담당하고 상무급 팀장이 재무, 그룹을 각각 담당한다. 팀원도 모두 부장급 이상으로 중량감을 더했다. 비서실이 그룹 자금 흐름부터 경영전략까지 모두 관할하는 것이다.
오는 3월 주주총회을 계기로 사내외 이사진도 대거 교체한다. 황 회장 특유의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훈 경영기획부문장과 임헌문 커스터머부문장이 사내이사로, 임주환 고려대 교수,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대학장,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 장석권 한양대 교수 5명이 사외이사로 합류한다.
KT는 1차 조직개편이 1년가량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현장의 권한과 책임을 주문한 만큼 기회를 충분하게 보장하고, 실적에 책임을 묻는 수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 유무에 따라 승진, 교체, 외부 영입 등 추가 인사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KT 1차 조직개편이 일단락되자, 일각에서 제기됐던 부회장 영입설은 자취를 감췄다.
삼성전자 출신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기업문화나 황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봤을 때 성과 창출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짧으면 6개월 정도”라며 “KT가 실적 개선을 위해 당장 이번 달부터 유·무선을 막론하고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