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자동차 부품 외형 불구 체력은 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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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산업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경영 상황과 기술 혁신 역량은 해외 선진업체에 비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중견·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부품 단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적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확보하지 못해 연구개발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도 여전하다. 자칫 완성차에 이어 국내 자동차 부품의 성장 여력도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보쉬, 덴소 등 자동차 부품 혁신을 주도하는 선진 업체들의 경우, 매년 매출액의 10%에 육박하는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현실은 초라하다. 국내 대표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액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자동차 부품뿐 아니라 완성차를 포함한 산업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의 경우, 자동차 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2.59%로 제조업 평균(2.99%)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자동차 산업의 투자 비중이 4.78%로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은 물론이고 제조업 평균(4.14%)보다도 높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차세대 기술 확보 및 성장 여력에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완성차와 부품업체 간 임금 격차에서 발생하는 만성적인 인력난도 심각하다. 자동차 산업 전체를 100으로 볼 때 완성차 업체 임금은 171인 반면, 부품업체는 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격차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크게 확대됐다.

미래 자동차 기술 경쟁을 좌우할 IT 및 전기·전자 부품 분야에서 국내 기반이 취약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동차 산업 중간재의 전체 국산화율은 86%에 달하지만, 전기·전자 부품 국산화율은 60% 수준으로 떨어진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의 수입 의존도는 95% 육박하며 그 비중은 수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일반 부품에 비해 첨단 부품 분야에서 해외 업체와의 기술력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친환경차와 차세대 스마트카 분야에서 전기·전자 및 IT 융합 부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 문제다.

김현용 자동차부품연구원 실장은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은 물론이고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장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와 해외 선진 부품업체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이 부품업체의 혁신 역량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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