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14일 여성과 남성 외에도 다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회원 성별 표시 시스템을 변경했다. 이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가 스스로 규정하는 성 정체성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아직은 이런 시스템 변경이 영어를 쓰는 미국 사용자에게만 적용되고 있으나, 한국어 등 다른 언어를 쓰는 사용자 또는 국가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 정체성과 무관한 엉뚱한 말을 넣는 등 남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무성(Agender), 트랜스(Trans), 양성(Bigender), 기타(Other),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Male to Female),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Female to Male) 등 약 50개의 표현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저장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또 사용자가 자신을 가리킬 때 사용되기를 바라는 인칭대명사의 문법적 성도 여성, 남성 외에 중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은 일단 영어 사용자에게 이 시스템을 적용한 후, 비영어권의 성 소수자 운동가들과 협력해 다른 언어로 어떤 표현이 적당한지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 전세계로 확산키로 했다.
트랜스젠더 법률 센터 소장인 메이슨 데이비스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온라인에서 남성과 여성 외의 다른 성별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는 게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많은 성전환자에게는 이것이 매우 멋진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에 대해 복음주의를 자처하는 보수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는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며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구글이 운영하는 SNS 구글 플러스도 남성과 여성 외에 기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기는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기타를 선택한 구글 플러스 사용자의 수는 약 1%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