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014 IT 시장 낙관론 근거는 무엇인가

올해 IT시장 낙관론, 근거 있나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세계 IT 시장 성장률은 정체, 혹은 감소세를 보였다. 유럽발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IT 지출이 움츠러들었다. 경제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소프트웨어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한 전반적인 기술 산업이 침체에 빠졌다. 5년 가까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세계 IT 시장에 올해는 빛이 보인다.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유럽 경제에도 훈풍이 분다.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IT 시장에서 낙관론이 고개를 든다. 올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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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컨설팅 업체와 시장조사 업체가 내놓은 분석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 범위와 방식에 따라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올해와 내년 IT 시장 성장률을 높게 전망했다.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 새로운 스마트 기술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끈다는 분석이다.

◇바닥 찍은 IT 시장 회복세 전환

포레스터리서치는 올해 세계 IT 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6.2% 성장한 2조2210억달러(약 2340조원)로 점쳤다. 지난해 성장률 1.6%의 네 배 가까운 수치다. 앞서 2011년과 2012년 지출 성장률은 각각 2.7%, 1.9%로 낮아졌다. 올해부터는 성장세로 바뀌어 내년엔 8.1% 성장을 예상했다.

IDC도 세계 IT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올해 세계 IT 지출은 지난해보다 5% 성장한 2조1000억달러(약 2270조원)로 전망했다. 4.4%인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프랭크 젠스 IDC 분석가는 “성장 국가의 IT 성장률은 다시 두 자리에 진입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경우 전체 IT 시장 규모는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지출 규모는 미국과 같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가트너는 올해 세계 IT 지출 규모를 3조8000억달러(약 4100조원)로 전망했다. 지난해 IT 지출 성장률은 거의 증가가 없는 0.4%로 계산했지만 올해는 3.1%, 내년은 4.0%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당초 3.6% 성장을 예상했다가 수치를 낮췄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유선 인터넷이 수요가 줄어 통신 서비스 시장 규모를 당초 예상보다 작게 전망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회복이 IT 시장 견인

올해부터 성장세 전환이 가능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세계 IT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경기회복이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3.2% 증가하며 3분기(4.1%)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방증이다.

미국 IT 지출은 세계 시장의 46%를 차지한다. 미국 IT 지출의 증감에 따라서 세계 IT 시장은 큰 영향을 받는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올해 미국 IT 지출이 6.3% 늘어나며 `세계 IT 열차를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평균인 5.5%보다 높다. 내년엔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8.7%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이유는 유럽 경제 위기극복 기대감 확산과 성장 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유럽 IT 시장의 중심인 서유럽과 중부 유럽 IT 지출 성장률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0.8%와 -0.1%를 기록했다. 올해는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면서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2~3% 성장이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남미와 동유럽·중동·아프리카 IT 지출 성장률은 다른 지역을 앞지를 전망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필두로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 남미 경제가 활기를 띠며 전체 IT 소비도 평균 9.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중동·아프리카 성장률도 미국보다 높은 6.6%로 예상된다.

모빌리티와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도 IT 지출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다.

앤드류 바텔스 포레스터리서치 부사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앱과 모바일 기술, 빅데이터 분석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SW·스마트폰의 해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가장 큰 폭의 IT 지출 성장세가 예상되는 국가는 브라질과 멕시코다. 브라질 IT 지출은 지난해 대비 11.6%, 멕시코는 10.1%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기술 분야별로는 전체 소비 중 가장 큰 규모인 5680억달러(약 600조원)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7.8%에 이어 내년에는 11.4%까지 늘어난다. IT 컨설팅과 통합 서비스는 7.3%, 통신 장비 지출은 6.0%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자 기술 측면에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며 전체 IT 시장 지출의 60%를 차지한다. IDC는 모바일 기기를 제외하면 올해 전체 IT 지출 성장률은 2%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기업 IT 시장에서는 모바일 컴퓨팅과 클라우드 서비스, 소셜 네트워킹,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토대로 한 `제3의 플랫폼`의 꾸준한 인기가 예상된다. 제3의 플랫폼은 IDC가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기존 IT 기술과 구별해 부르는 말이다. 전년 대비 지출이 15% 늘어나면서 전체 IT 지출 성장의 89%를 책임진다. 젠스 분석가는 “제3의 플랫폼 관련 지출은 고전적 IT 시스템 지출을 잠식하면서 성장할 것”이라며 “2020년이 되면 전체 IT 지출의 50%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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