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벌루션(LTE) 전도사`를 자처해온 이상철 부회장의 뚝심이 LG유플러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낳았다. 통신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이라 평가받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독주는 더욱 돋보인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전년 대비 세 배 이상인 54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텔레콤·KT 두 경쟁사가 2012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전환한 4분기에도 LG유플러스는 73.3%라는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동통신시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3위(LG유플러스)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이 부회장의 LTE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KT 등 경쟁사와 달리 3세대(G) 통신망이 없다. 이는 LTE가 대세가 되기 전까지는 경쟁력이나 인지도를 깎아먹는 요소였지만 오히려 LTE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지난 2011년 전년 대비 5672억원 많은 1조7155억원을 쏟아부어 이듬해인 2012년 3월 세계 최초로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LTE에서 세계 최초, 최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 부회장의 LTE 드라이브는 초창기 LTE 시장에 `LTE=LG유플러스`라는 인지도를 확실히 심고 통신시장 구도를 `LTE 이전과 이후`로 뚜렷이 나눠지게 만들었다.
2013년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전체 가입자 점유율은 아직 19%대지만 LTE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25%로 27%인 2위 KT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2013년 MVNO를 제외한 신규 가입자 수가 SK텔레콤이 27만명, KT는 56만명 줄 때 LG유플러스는 홀로 68만명을 늘렸다. 이는 LTE 서비스 이후 신규가입자 점유율이 기존의 구도에서 벗어난 데 기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책정해 봐도 신규 가입자 유치율은 45대30대25 정도”라며 “보조금 대란이 일었던 2012년에는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자원을 쏟아붓는 맷집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에도 50만명 이상 순증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세우고 `LTE 8`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가입자가 늘수록 보조금 등의 마케팅 비용 지출도 크다는 것이 이동통신 업계의 법칙이지만 이 부회장은 이마저도 깼다. 지난해 LG유플러스 마케팅 비용은 1조8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늘었지만 매출 대비로는 1.6%포인트 감소했다. 매출 상승폭보다 마케팅 비용 증가폭이 더 큰 경쟁사와 대비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인지도와 단말기 보조금”이라며 “LTE 서비스 인지도를 높인 것이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는 기반이 됐다”고 자평했다.
LTE 가입자 비중은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65%에 달한다. 김영섭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은 “올해 LTE 가입자 비중은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2.6㎓ 광대역 망 투자를 위해 지난해보다 7000억원이나 많은 2조2000억원의 설비투자 계획을 잡아 작년 만큼의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지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매출 확대로 투자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LG유플러스 연간 실적 추이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