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하드웨어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판단했다. 이 때 정보기술(IT) 융합의 결정체 헬스케어 산업이 눈에 들어왔다. 헬스케어사업을 하기 위해 10년간 연구해온 공학을 내려놓고 독일로 건너가 의학을 다시 공부했다.

이상대 아이엠헬스케어 사장(44) 이야기다. 큰 사업은 철학에서 나온다는 게 평소 그의 지론이다. 광학부품 기업 아이엠에서 분사해 3년 전 아이엠헬스케어를 창업했다. 아직 회사 규모는 작지만 독보적인 기술로 헬스케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피 한 방울로 질병을 검진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센서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이오나이저·체성분 분석기 등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를 내놨다. 지난해에는 첫 매출 달성에도 성공했다. 휴대용 공기청정기(이오나이저) 닥터USB를 출시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아이엠헬스케어는 나노바이오센서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예요. 나노바이오센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당장 매출이라도 올려보자고 만든 제품이 이오나이저였는데 (이 정도 인기를) 예상 못했어요.”
이 사장은 최근 국내 대기업과 이오나이저로 스마트폰을 세척하는 도크를 개발 중이다. 공동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번들로 이오나이저 도크를 공급할 계획이다. 빌딩 공조기에 쓰이는 대형 이오나이저 개발에도 나섰다. 건물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중 상당량이 난방에 쓰인다. 난방 효율을 높이려면 외부 공기 차단이 관건이다. 문제는 밀폐된 공기는 오염돼 사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아이엠헬스케어는 빌딩 내 공기의 질을 측정하고 정화하는 이오나이저 모듈을 개발했다. 최근 일본 업체에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업체 중 유일하게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협회에 가입했어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서 건강한 공기를 공급한다면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이 사장은 이오나이저 성공에 힘입어 내친 김에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오는 5월 스마트폰·태블릿PC·사물통신(IoT)과 연동되는 체성분 분석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아이엠헬스케어는 미국 오바마 헬스케어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회취약계층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오는 10월부터 푼다.
진단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된 헬스케어 주변기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엠헬스케어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헬스케어 기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을 많이 내는 회사보다는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습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