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장 판도 바꾸는 스트리밍 서비스
스트리밍이 음악을 소비하는 주력 채널이 된다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디지털 음원이 CD시장을 잠식했듯이 스트리밍이 디지털 음원 시장을 먹어치운다.
건강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스트리밍이 음반 산업 성장에 기여할 지 여부다. CD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났을 때도 이 문제로 업계가 시끄러웠다. 애플 아이튠스스토어가 문을 열면서 불법 복제 방지와 온라인을 통한 판매 채널 확대, 수입 배분 조정 등으로 수익 감소를 우려한 업계를 달랬다.
스트리밍이 부상하면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뮤지션이 앞장서 문제를 제기한다. 노래가 서비스에서 재생되는 횟수에 비해 로열티 수익이 형편없다는 지적이다. 핑크플로이드 같은 무게감 있는 뮤지션도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록 밴드 플라시보와 라디오해드도 스트리밍 업체에 곡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뮤지션의 분노는 일견 이해가 된다. 미국 인디 뮤지션 데이비드 라워리는 “판도라에서 100만번 이상 노래가 재생됐지만 내가 받은 로열티는 고작 17달러(약 2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CD나 디지털음원 판매 수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해결책은 스트리밍업체의 비즈니스모델 확대다. 스포티파이와 판도라 등 유력 업체는 광고 수익이 절대적이다. 유료 모델도 있지만 비중이 낮다. 광고 기반 무료에서 유료 사용자 확대로 견고한 수익모델을 만들면 로열티 현실화 여지가 생긴다.
뮤지션 반발은 서비스 성장의 최대 걸림돌이다. 유력 뮤지션 음악을 들을 수 없다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탈한다. 래리 밀러 뉴욕대 음악비즈니스 교수는 “디지털 음원은 판매 수수료 한 번이 끝이지만 스트리밍은 재생 횟수에 따라 수익이 배분된다는 점에서 스트리밍이 뮤지션에게 최적의 채널이 될 수 있다”며 “스트리밍이 음반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는 점에서 향후 해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와의 갈등도 변수다. 스트리밍이 온라인 기반 서비스라는 점에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이통사 부담이 상당하다. 이미 이통사들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에 추가 비용 부담을 요구하며 이른바 `망 중립성` 논란을 촉발했다.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같은 요구가 제기된다.
최근 미국 법원이 망 중립성 규정이 이통사 권리를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려 음악 스트리밍 업체도 언제든 같은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프레드 윌슨 유니온스퀘어벤처스 심사역은 “망 중립성 이슈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2의 스포티파이를 꿈꾸는 벤처의 도전을 막는 `악몽`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