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보사회 고도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미국의 뒤를 이어 중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ICT만큼은 후발주자라고 생각했던 중국이 지난 2006년 자국 리눅스 솔루션으로 전자정부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가볍게 봤다. 그러나 10년도 채 되지 않아 중국은 ICT 각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고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어떤가.
선진국들은 콘텐츠, 빅데이터, 클라우드, 유무선 네트워크 고도화 등을 내세우며 새로운 방향의 ICT 발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ICT는 음성, 영상, 인터넷 등 기존 서비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무역의존도가 80%가 넘는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탄탄한 ICT가 필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불거진 정보 보안 문제와 관리 취약성, 해외 장비 및 솔루션에 대한 의존상황은 우리 ICT산업의 실상을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근본적 원인은 우리 ICT와 서비스가 사전은 물론이고 사후에도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지면 파편화된 피상적인 논의로 잠시 시끄럽다가 잊히는 것이 일상화됐다.
더욱이 각종 규제만 늘려 개방된 환경에서 다양성을 가져야하는 ICT산업을 오히려 제약하게 됐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국내 기업 역차별도 문제다. 매년 정부 및 민간 기구는 정보화에 관련된 사업을 현저히 줄이거나, 근거도 없는데 안전하다고 믿는 해외 장비와 솔루션에 의존한다. 정보화 사업을 해외 기업에 통째로 맡겨버리는 현상도 벌어진다. 이는 결국 국내 ICT 생태계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ICT의 4대 축인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S(보안)`는 정보 그 자체와 함께 정보의 생성, 처리, 관리, 활용, 보호를 담당하는 개별 요소를 포함한다. 어느 요소가 지나치게 취약해지면 다른 요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ICT 생태계의 선순환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게 된다. 핵심 기술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쏟아야 한다. 지금은 개인이 직접 정보를 생성하고 활용하는 시대인 만큼 정보관리 전담 부처와 기구로 한정해서는 부족하다. 전 부처와 민간이 협력해 ICT 관리 및 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ICT 정책과 사업 관행으로는 어렵다. 껍데기(활용적 측면)만을 보는 일부 해외 평가지수도 참고자료일 뿐이다. 보여주기 위해 채우는 행위는 결국 금전적 낭비는 물론이고 전체 산업이 골병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부정확한 사실을 인용하거나 시대에 뒤진 소식으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도 지양해야 한다. 해외 국가 또는 기구에서 전하는 소식은 결코 우리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가의 정확한 분석과 판단으로 재가공될 때 가치를 갖는 지식이 된다.
당장은 빈약하게 보이더라도 우리 미래의 속살을 키울 수 있는 ICT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의 꿈을 구현할 수 있는 기름진 ICT 토양과 창조경제의 바탕이 만들어질 수 있다.
박진우 고려대학교 교수 jwpark@korea.ac.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기계연, '생산성 6.5배' 늘리는 600㎜ 대면적 반도체 패키징 기술 실용화
-
2
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자, 넷플릭스 무료로 본다
-
3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4
삼성전자, 27일 사장단 인사...실적부진 DS부문 쇄신 전망
-
5
K조선 새 먹거리 '美 해군 MRO'
-
6
인텔, 美 반도체 보조금 78.6억달러 확정
-
7
갤럭시S25 울트라, 제품 영상 유출?… “어떻게 생겼나”
-
8
GM, 美 전기차 판매 '쑥쑥'… '게임 체인저' 부상
-
9
삼성전자 사장 승진자는 누구?
-
10
美 캘리포니아 등 6개주, 내년부터 '전기차 판매 의무화'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