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국은 공사중"...완전히 달라진 산업지형

재편되는 한반도 산업지도

지난 9일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 위치한 대구테크노폴리스. 726만㎡의 넓은 부지에 듬성듬성 건물들이 들어섰고, 8개 기업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군데군데 공장신축도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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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산업의 관상이 바뀌고 있다. 사진은 논밭이던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일대가 대구테크노폴리스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천단산업 집적지로 탈바꿈해가고 있는 모습.

지난 2008년 말부터 총1조7400억원을 들여 기반조성을 끝낸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지난달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향후 거주인구 5만명, 경제적 파급효과 3조5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6조4000억원을 바라보는 대구경제의 심장이자 창조경제의 핵심산업단지가 될 전망이다. 대구테크노폴리스가 대구 산업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이다.

대구 사례처럼 전국의 산업 지형이 지난 5년새 `상전벽해`의 변화로 꿈틀거리고 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와 같은 신규 산업단지는 물론, 각 지역 혁신도시가 윤곽을 드러내며 집적단지가 새롭게 형성되는 모양새다.

지방 일반산업단지는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국 각 경제자유구역엔 투자를 유치했던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일부 낙후된 지역에서는 특화분야 산업을 집중 발굴해 클러스터를 구축,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있다. 전국 산업의 `관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부산 동쪽은 IT, 서쪽은 제조

부산은 서부산과 동부산으로 나뉘어 산업단지 지형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서부산은 금형이나 주물 등 제조단지에서 제조와 물류 중심의 동남권 최대 종합 산업단지로 도약했다. 동부산은 기존 일반산업 중심에서 IT와 지식서비스 등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서부산 끝자락인 낙동강 서쪽 강서구에는 부산의 핵심 프로젝트인 `국제물류산업도시` 조성이 한창이다. 국제산업물류도시는 낙동강 하구 강서 일원 33㎢를 2008~2020년까지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개발해 동남권 특화산업단지, 글로벌 융합부품산업단지, 해양복합산업단지, 외국인투자전용단지 등 광역산업단지와 복합물류단지를 동시에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곳 일부 지역은 2012년 말 해양플랜트 R&D특구로 지정돼 관련 인프라 구축과 특구 R&D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동부산은 해운대구 센텀일반산업단지가 부산과 동남권을 대표하는 IT·CT, R&D 중심의 첨단 지식산업 단지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는 영화·영상과 통신, SW·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과 연구소 1200여개가 입주했고, 1만5000여명이 근무한다.

인근 기장군에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설립에 이어 방사선의과학단지 조성과 국립부산과학관 건립이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돼 동부산 첨단과학산단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산업의 새로운 축 낙동강과 금호강

도심 외곽에 형성됐던 대구지역 산업벨트는 금호강과 낙동강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졌다. 서남쪽은 성서5차 첨단산업단지와 대구테크노폴리스, 달성2차산업단지, 국가산업단지가 자리 잡았다. 불과 10여년만에 농경지와 임야가 산업단지로 변모했다.

대구테크노폴리스는 낙동강의 기적을 연상하게 한다. 달성군 현풍면과 유가면 일대에 자리한 테크노폴리스는 착공이 시작된 2008년까지 논밭이었다. 현재는 전체 면적 가운데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유보용지 33만1453㎡를 제외하면 분양률이 98%다. 이미 80개 기업이 분양계약을 했고, 30개 기업이 공장을 건축 중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이곳에 가장 먼저 터를 잡았고, ETRI 대경권연구센터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경권지역본부,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가 최근 나란히 입주했다. 테크노폴리스는 과학기술 연구기반과 첨단기업이 융합된 대구의 대표적 기업집적단지로 성장할 전망이다.

테크노폴리스 인근에 오랫동안 빈터로 남아있던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변 쌍용자동차부지는 2008년 달성2차산업단지로 조성됐다. 현재 전자전기, IT분야 국내외 120여개 기업이 가동 중이며 인근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도 개발(공정률 12%)이 한창이다.

금호강 인근엔 성서5차산업단지(146만㎡)가 새롭게 조성됐다. 이곳엔 전자전기, 첨단기계, 첨단의료 등 첨단업종 88개 기업이 입주계약을 마쳤다. 또 금호강 주변에는 이시아폴리스(지식, 문화, 정보통신분야 44개 기업 유치, 27개사 입주)와 첨단의료복합단지, 혁신도시가 터를 잡았다.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지난달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핵심인프라가 문을 열었다.

◇신규 조성과 리모델링 한창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산업용지(54만6000㎡) 조성은 부지가 모자란 대전지역 기업들에겐 가뭄의 단비가 됐다.

올 하반기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총 57개 기업이 둥지를 틀게 된다. LIG넥스원 등 국방산업 관련기업과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등이 들어서 R&D 기반 집적지로 거듭난다. 이곳은 대덕테크노밸리에 이어 지역 첨단산업을 이끌 젊은 산단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광주시 진곡, 고룡, 오선, 하남동 일원 191만㎡ 부지에 3241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광주진곡산단도 광주지역 산업의 지형을 바꿔놓는다. 자동차전용산업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진곡산단은 현재 50%의 공사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말 준공된다.

광주 광산구 삼거동, 함평군 월야면 일원 408만㎡ 규모(사업비 5039억원)로 조성 중인 빛그린국가산단은 지난해 말 실시설계용역을 마쳤다. 이곳에는 광산업, 디지털 정보가전산업, 자동차산업, 첨단부품 소재산업, 생물·의약산업, 신소재 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3월 공사 발주에 들어가 오는 2018년 말에 준공된다.

경남은 기존 창원국가산업단지 고도화와 함께 사천에 항공, 밀양에 나노융합, 거제에 해양플랜트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3개 지역의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조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진주혁신도시 건설과 함께 진주-사천을 중심으로 서부 경남지역의 항공과 방위산업 집적화가 기대된다.

영농지역이던 충북 청원군 오송·오창은 2008년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들어서며 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LG생명과학과 CJ제일제당 등 60개 바이오기업이 입주했다. 지난 2002년 준공된 오창과학산업단지에도 IT와 생명공학, 신소재, 환경기술분야 161개 기업이 입주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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