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중등 소프트웨어교육 결국 질이 관건

정부가 초·중·고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화한다. SW 과목을 2018년께 고교 정규 교과목화하는 것을 추진한다. 또 올해부터 초등학교 프로그래밍 기본 교육을 실시하고 중학교의 SW 교육도 지원한다. SW 관련 영재교육원과 대학부설 평생교육원도 선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가 민간과 함께 구성한 초·중등 SW교육 강화 실무작업반(TF)은 최근 이같이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유독 취약한 SW 능력을 어린 학생 때부터 키우겠다는 취지다.

SW교육 강화를 예상했지만 고교 정규과목화까지 나오자 논란이 뜨겁다. 반대 의견도 제법 많다. 교육 취지와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단순 코딩 인력이 배우는 것을 초·중·고 학생에게 가르치는 것을 전부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런 교육 내용도 일부 있겠지만 이는 소프트 파워를 기르려는 도구 활용 교육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SW 교육 강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며, 다만 그 질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이 최근 과학창의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설명한 대로 21세기 언어는 컴퓨터 언어(CT)고, 창조경제 혈액은 SW다. SW 교육 목적이 창의적 문제 해결의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 있다는 얘기다. 이 취지로 이미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창의교육의 일환으로 SW 교육을 교과과정에 포함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가 너무 늦은 셈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정보화 교육을 선도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가 SW 교육을 제 취지대로 추진하려면 질적인 측면을 더욱 고민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미 데스크톱이든 모바일이든 컴퓨팅 기기를 능숙하게 다룬다. 과거와 같은 단순 정보화 교육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기본 원리 이해부터 시작해 학생들이 서툴더라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재밌게 꾸며야 한다. 관련 교사도 양성해야 한다. 과학과목과 연계한 교육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과학교사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SW 교육을 입시 위주 교육 풍토를 개선하고 의미 있는 창의교육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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