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회(Opportunity):바닥 찍은 실적·좋은 인프라

KT 황창규號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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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KT 경쟁사의 이목은 황창규 신임 회장 내정자의 행보에 집중돼 있다.

경쟁사 관계자는 “솔직히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의 영업망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으면서 경쟁사에는 오히려 수혜가 된 측면이 있었다”며 “농담 삼아 `KT 회장이 바뀌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황 내정자에게 이 같은 KT의 현재 위치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KT 내·외부에서 모두 황 내정자의 혁신 드라이브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소신껏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KT 내부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취임할 당시와는 또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며 “그때는 KT·KTF 합병 등 예고된 이슈에 대한 기대 반·우려 반의 생각을 했던 데 비해 지금은 `조금이라도 나아지겠지`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의 재임 막바지 시절 워낙 영업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황 내정자가 이를 회복시키면서 경영에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는 이미 KT 실적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KT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조494억원이다. 2010년 2조53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1년 1조6658억원, 2012년 1조2138억원으로 줄고 있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합병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 문제로 경쟁사보다 한발 늦게 시작한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확보 등에 상당한 비용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가입자당 평균매출 역시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증가·감소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LTE 가입자가 최근 800만명을 넘어서며 가입자 점유율 2위를 공고히 하고 지난 10월 이 전 회장의 `비상경영` 선언 이후 월별 이동통신 가입자가 소폭이나마 순증 추세로 돌아서는 등 본격적인 반등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황 내정자 취임 후 반영되는 시장의 기대감과 새로 수립될 영업전략·브랜드 이미지 등이 반등세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영업력은 약화됐지만 유·무선통신 분야에서 여전히 막강한 인프라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은 황 내정자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무선 분야에서는 1.8㎓ 광대역 주파수를 지난 8월 확보한 것이 앞으로 KT가 LTE-A 경쟁에 대응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될 전망이다. 유선 분야 역시 40%가 넘는 압도적인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다양한 새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회선이나 이 전 회장 시 매각이 이뤄지기는 했어도 아직 지역마다 많이 남아 있는 전화국사 등 KT의 각종 인프라는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기반”이라며 “황 내정자가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다양한 먹을거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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