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통신 정책 규제 기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사령탑이 강력한 `망 중립성` 옹호 의사를 밝혔다. 한 통신사가 일으킨 망 중립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톰 휠러 FCC 의장은 샌프란시스코 `컴퓨터 역사 박물관`에서 “공공 정책은 `열린 인터넷`을 보호해야 한다”며 “FCC가 열린 인터넷 기조를 고수하고 생태계를 저해하는 요소에 대한 즉각적으로 개입해 합법적 조치를 하는 능력도 유지하는 이유”라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휠러 의장 발언에 “지금껏 FCC 의장이 밝힌 망 중립성에 대한 주장 중 가장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휠러 의장은 이어 “오늘날 창업가는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 채널이 바로 `인터넷`”이라며 열린 인터넷 정책을 지지하는 망 중립성 옹호 의사를 밝혔다. 특히 “AT&T의 새 시도를 제지하지는 않겠지만 주시할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AT&T에 관한 발언은 이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발표된 AT&T의 `콘텐츠 공급자 데이터 지원 프로그램(Sponserd Data plan)` 서비스를 두고 이른 것이다. AT&T가 1분기 말 시작할 이 프로그램은 모바일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가 모바일 기기 사용자의 해당 콘텐츠 사용 데이터 요금을 내준다. 사용자가 가입한 월 정액 데이터 요금제의 데이터 정량과 관계없이 이론적으로 무제한 지원이 가능하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몇몇 서비스 업체가 이미 이 서비스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예컨대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로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데이터 요금을 넷플릭스가 낸다. 사용자는 가입해 있는 데이터 요금제와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본다. 이 서비스는 발표 즉시 망 중립성 논쟁을 일으켰다. 넷플릭스·구글처럼 자금 여력 있는 대기업이 망을 점령해 다른 소규모 콘텐츠 서비스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그렇다. 특정 사용자 데이터 사용이 급증할 것이란 예측이다. AT&T의 비싼 데이터 요금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파격적인 조치기 때문이다. AT&T의 월 2GB 데이터를 사용하는 요금제는 월 55달러(약 5만8000원)로 1시간짜리 HD동영상을 볼 수 있는 정도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