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업체 A사가 분식회계설에 시달리는 이유는.
A사는 꾸준히 호실적을 이어가는 업체인데다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서 특정 대기업 의존도도 낮습니다. 그런데 실적 발표 때마다 회계상 문제가 거론되는 데 그 이유는 바로 재고 때문이랍니다. LED 특성상 고효율 신제품이 개발되면 같은 광량을 내더라도 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이전 제품은 바로 재고로 쌓이게 됩니다. 가격을 깎아도 한계가 있어 그 물량이 전부 불용 재고로 쌓이는 겁니다. 그걸 매월 절삭하는 회사도 있고 장기간에 걸쳐 한번씩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A사는 1년에 한번씩 정리하는 데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자꾸 회자되면서 분식회계설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루머를 만드는 사람들도 나쁘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낳아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을 피하는 데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몇년째 CES에서 비슷한 제품을 동시에 깜짝 발표하고 있는 데 설마 짜고 하는 걸까요.
매년 초 열리는 CES 행사는 한해 IT 트렌드를 조망하는 관심 무대인 데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보통 개막 전날 부스를 만들 때입니다. 그런데 막상 개막일이 되면 부스 공사 당시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이 등장할 때가 있습니다. 전시 부스 차별화를 대비해 가져온 `비밀병기`가 등장하는 것이죠. 국내 시장에서 서로 앙숙처럼 경쟁하는 삼성과 LG 역시 전시 전략이 처음에는 서로 달랐는 데 근래 들어 한쪽이 준비를 하면 다른 한 쪽 역시 재빨리 대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난해 CES를 뜨겁게 달궜던 곡면 OLED TV가 2012년 공개될뻔 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요. 당시에는 양사가 OLED TV 만으로도 이슈 몰이를 했으니 굳이 경쟁적으로 설익은 곡면 TV를 선보일 필요가 없었겠지요.
○…B기업 C 부장이 임원이 된 이유는 산삼덕.
기업의 별 임원. 모든 샐러리맨에게는 꿈이자 희망이지요. 임원이 되려면 능력이 출중한 것은 물론이고 운도 좋아야 합니다. 국내 굴지 대기업 전무로 퇴임한 C씨는 심마니 못지않은 약초 전문 지식으로 임원 승진에 성공한 특이한 전력의 소유자입니다. C씨가 부장 때 일입니다. 회장님까지 동반한 전사 등반대회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산 중턱을 오르는데 향긋한 풀 냄새가 예민한 C씨의 코끝을 스쳤습니다. 향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등산로를 벗어나게 됐지요. 결국 근원을 찾았는데요. C씨는 바위 틈에서 예쁘게 피어있는 산삼을 발견한 겁니다. 소문은 회사 전체로 퍼졌고, C씨는 회장님에게 산삼을 선물했습니다. 부장으로 끝날 것 같던 C씨는 주위의 예상을 깨고 이듬해 임원으로 승진하게 됩니다.
○…`D사의 신비주의` 이유는 고객사 신비주의.
차기 제품을 베일 속에 감추고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재부품가에도 웃지 못할 일들이 많습니다. 업계 사람들은 뻔히 아는 이야기도 사내 전 직원에게 함구령이 떨어져 입도 뻥긋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D사의 사례는 대외 활동을 전면 중단한 경험입니다. 이유는 고객사의 요구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고객사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소문부터 정보 유출까지 완벽히 차단하겠다는 이유인 데 소재부품가에서는 갈수록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습니다.
2013년 막을 내린 `소재부품가 사람들`에 이어, 2014년에는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소재부품가 뒷 이야기`를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소재부품가 인사들의 현황부터 화제가 되는 사건의 배경까지 전자신문이 속속들이 알려드립니다. `소재부품가 뒷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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