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 경기회복 흐름이 세계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IT 산업에도 낙관론이 번진다. 수년간 둔화됐던 IT 소비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포레스터리서치는 2014년 세계 IT 소비 규모를 지난해 대비 6.2% 성장한 2조2210억달러(약2340조원)로 점쳤다. 경기 개선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 고조도 소비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다.
앤드류 바텔 포레스터리서치 분석가는 “지난해 IT 소비 규모는 1.6%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부터 성장세가 가팔라져 내년엔 8.1%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두 자릿수 성장에 진입하는 시점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팽배한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세계 IT 소비의 40%를 책임진다. 브라질과 중국, 인도, 러시아가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고, 서유럽 경제도 이제 막 회복을 시작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 소비 비중이 크다는 설명이다.
분야별로는 소프트웨어가 전체 IT 소비 중 가장 큰 규모인 5680억달러(약600조원)를 차지한다. IT 아웃소싱(4420억달러)과 IT컨설팅 및 통합 서비스(4210억달러), 컴퓨터 장비(4160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통신 장비 지출 규모는 3730억달러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지출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며 “전체 IT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 컴퓨팅, 빅데이터, 실시간 예측 분석까지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인 모바일 컴퓨팅과 앱, 기업용 앱 스토어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소프트웨어 구매와 설치, 사용을 돕는 IT컨설팅 업체 매출도 결국에는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
보고서는 경기 침체 속에서 한동안 부진하던 전통적 사내설치형 소프트웨어 산업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에서 라이선스 구매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경기 회복에 더해 미 국가안보국(NSA)의 정보 감시 파문으로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T아웃소싱 산업은 내년보다 2015년에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기 부진으로 비용절감을 위해 IT 아웃소싱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났고 내년에 실질적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바텔 분석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IT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소프트웨어의 경우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IT 소비 규모 및 성장률(단위:억달러, %)
자료:포레스터리서치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