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LG카드 인수 후 시장 점유율 30%에 육박했던 신한카드(대표 위성호)가 7년여 만에 점유율 20%대까지 무너졌다. 수익성 악화는 물론이고 신 시장으로 불리는 체크카드 시장에서도 3위로 떨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신한카드 시장 점유율은 19%를 기록해 2위 카드사와 함께 10%대로 추락했다. 이는 신용판매와 체크카드를 합산한 수치다.
특히 신용판매 부문 법인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9.2%)로 뚝 떨어졌다. 개인 부문에서는 39조6000억원의 이용 실적을 거둬들여 선두를 지켰지만, 법인 분야는 4조5000억원의 실적에 머물렀다. 2위인 삼성카드와 갑절 이상 차이가 났고 현대카드에도 뒤졌다.
체크카드 부문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최다 신용카드 고객을 보유했지만 체크카드 부문에서 농협과 KB국민카드에 밀리며 맥을 못 추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 고객이 타 카드사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증거다.
신한카드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은 17.1%로 7조3000억원을 이용하는데 그쳤다. 반면 농협중앙회는 22.2%, KB국민카드는 21%의 점유율을 기록해 신한카드와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양상이다. 신한카드 시장점유율 20% 붕괴는 사실상 업계 1위 프리미엄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2위 진영을 형성한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삼성카드가 포인트와 캐시백을 한층 강화한 차별화 상품 전략으로 고객 유입에 성공한 반면 신한카드는 이렇다 할 카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다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만 브랜드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우량 고객이 타 카드사로 급격히 전이되고 있는 양상이다. 상품이나 전략 차별화보다는 고리대금 장사로 불리는 카드 대출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정황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신한카드 카드대출 부문 시장점유율은 26.2%로 압도적이다. 대출 이용액만 12조7000억을 넘어섰다, 이는 국민카드 7조6500억원, 삼성카드 6조4500억원, 현대카드 5조3700억원 대비 평균 갑절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은 카드 대출을 통해 이자 수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점유율 20%를 수성하기 위해 신한카드는 몇 군데 캐피털사와 손잡고 자동차 할부금액을 카드로 선결제 후 이를 다시 캐피털사로부터 상환 받는 방식으로 변칙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럴 경우 자동차 할부 금액이 신한카드 카드 이용 매출로 잡혀 시장점유율 산출 시 수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표]신한카드 점유율(2013년 상반기 기준)
(단위 %)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