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국내 인기 해외서도 이어갈까
한국형 웹툰이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충실 △성공 모델 확산 △비용 구조 개선 △수익모델 다양화 등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대중화된 만큼, 조금 일찍 서두르면 아직도 디지털화 단계인 외국 만화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현지화 및 마케팅 전략에 안정적 서비스가 뒷받침된다면 `출판만화 수입국`에서 `웹툰 수출국`으로 당당히 역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쇄된 만화를 즐기는 외국 문화에 인터넷이나 스마트기기로 볼수 있도록 이용자 친화적 만화소비 문화를 입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외 이용자들의 현지 문화에 기초한 웹툰 콘텐츠와 스토리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지역,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터키 등 우리나라와 문화코드가 비슷하거나 K팝 등 한류문화가 형성된 지역에서 우선적인 웹툰 성공 모델을 만든 뒤 이를 주변지역으로 확대하는 전략 구사도 요구된다.
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만의 특색으로 웹툰 콘텐츠의 다양화, 유료화가 가능했던 것을 해외에 무조건 이식하려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치밀한 계산과 전략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번역이나 현지화 작업에 필요한 비용이 대부분 영세한 웹툰업체가 자체 부담할 수 없는 수준이란 점도 고민돼야할 부분이다. 정부가 새해 의욕을 갖고 웹툰 세계화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것이 얼마만큼 큰 힘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업체 대표는 “웹툰 해외 현지화 및 번역 지원센터 등을 만들어 저렴한 비용으로 현지화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면 해외시장 진출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을 법 하다”고 귀띔했다.
정액제, 부분유료화 등 우리나라에서 시도됐거나, 폐기됐던 과금·수익모델을 해외에 옮기면서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유료콘텐츠 구매 행태나 트렌드를 정확히 짚고, 그 소비방식에서 가장 친근하게 연결될 수 있는 과금 구조를 새롭게 짜는 방안도 고민돼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저작권 문제는 웹툰 글로벌화에 있어 가장 민감한 이슈다.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에 앞서 해외업체들과 저작권 문제를 명확히 해결한 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저작권을 확실하게 보호해야 웹툰 수익이 작가들에게 돌아갈 수 있지만 벌써 해외에서는 해적판이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연재방식과 유명 플랫폼에 얹는 방안은 해외 독자에게 웹툰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 웹툰 시장은 포털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커졌다. 포털 이용자들이 포털 콘텐츠의 하나인 웹툰을 재미삼아 보기 시작하면서 웹툰 시장이 안착됐다. 유명 플랫폼에 웹툰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은 많은 독자들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네이버는 이미 3억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라인`에 웹툰 서비스를 추가했다.
외국의 인터넷 환경이 우리나라만큼 발달하지 않은 점도 분명히 고려해야 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