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GCF시대 한국기업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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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원조는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퇴치해 `다 함께 잘사는 세계 건설`을 추구한다. 글로벌상생과 동반성장을 만들어가는 `마중 물` 혹은 `종잣돈`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하면서 명실상부한 `녹색성장`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CF의 직접지원 수혜국 대상은 아니며 GCF가 국내에 직접 투자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우리기업이 GCF 사업에 성공적으로 참여하면 우리가 선도해 온 세계 녹색성장에 기여하고 GCF 투자를 마중물로 더 큰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GCF를 포함한 국제기구 조달시장은 개발도상국 빈곤퇴치 및 경제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차관이나 무상자금 제공으로 시행되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컨설팅 서비스 및 재화와 공사를 조달하는 시장이다. 대규모 시장이지만 국내기업의 국제기구 사업 수주 실적은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기업 수주성과가 저조한 원인은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대한 관심부족, 영어능통 기술자, 해외사업 투입인력부족, 경험부족, 개발협력대상국의 발주처에 대한 정보 부족, 발주서류, 입찰서류, 기술제안서 및 가격제안서 작성 경력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국제기구 사업은 기성금 수령이 확실하고 환리스크가 없으며, 협력대상국과의 신뢰구축 및 시장 이해로 해외사업 저변 확대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초기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일단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면 동일 사업을 국제기구의 다른 회원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북미, 유럽국가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등의 기업들은 국제기구 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자국 기업의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부기관의 일관성 있는 지원책에 힘입어 높은 수주율을 보인다. 겉으로는 투자자금을 비구속성으로 전체 회원국들이 입찰에 참여하도록 개방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거의 대부분 자국기업들이 수주해가는 실정이다. 독일이 GCF에 적극 참여하고자 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GCF는 2014년 2차 이사회가 열리는 시점까지 비즈니스 모델을 완료할 예정이다. GCF는 우리 안방에 자리 잡고 있다. 자주 방문해 효과적인 네트워킹을 수립할 수 있다. 기존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GCF도 협력대상국 주도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어 GCF 개발협력대상국과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수립해야 한다.

기업들은 국제기구사업 전담부서 설치와 전문인력 확보, 경영진, 해외사업부, 기술부로 이루어지는 내부공조 강화해야 한다. 또 기업의 비교우위에 대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홍보, 국제기구사업 참여전략 수립 등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GCF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외원조는 자국의 재원을 무조건 퍼주는 게 아니라 우리 기업을 위한 해외시장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여기에 개발협력대상국과 공여국 모두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대기업을 선두로 중소 중견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형성해 협력대상국의 녹색성장과 우리 해외시장 확대에도 기여하는 한편, 대기업과 중소 중견기업의 상생,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야 한다. 대외원조와 민간경제협력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제 우리 안방에 들어와 있는 국제기구 GCF 기금을 최대한 활용해 최선의 결과를 이뤄내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모두 합심하여 알레그로 비바체의 속도로 뛰어야 할 때다.

함미자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meejaha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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