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창조경제, 벤처 창업과 기술거래 활성화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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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벤처 붐을 타고 많은 기업이 태어났다. 정부도 벤처기업 지원정책에 나섰고 벤처캐피털도 잇따라 생겨났다. 코스닥시장을 통한 기업공개도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에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양이 갖추어진 것이 이 때 일이다.

외환위기 고통 속에서 최소한의 창업 생태계가 어렵게 마련됐지만 정작 그 열풍은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사그라졌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벤처기업의 좋은 기술이 제대로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래되지 않아 사장된 게 크다. 기술력을 갖춘 벤처 중에서도 많은 기업이 성장의 문턱에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건너지 못하고 좌절을 맛봐야 했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창업 불씨를 되살려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창조경제 시대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이자 유일한 성장의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가치창출 원천이 `지식과 정보`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전환되고 확고한 원천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만이 해마다 높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를 포착하고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이전의 경험을 잘 활용해야 한다. 물론 10년 전과 지금은 투자자도 달라졌지만 산업과 시장의 환경도 달라졌다. 변화된 환경에서 국가적인 벤처 육성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

첫째, 창업활성화 정책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육성에서 시작돼야 한다. 우리나라가 ICT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 우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위기가 아닌 기회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요소다.

둘째, R&D 성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효율적인 창업 지원이 필요하다. 대학과 연구소 등에는 사업화로 연계하지 못하고 캐비닛 속에 보관된 우수 특허가 많다. 대학과 출연연의 휴면 특허율이 70%에 달해 미국의 갑절에 이르고 대학의 기술이전율은 16.4%에 불과하다. 민간에도 보유기술은 많다. ICT 벤처회사나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기술이 자금력 부족으로 상용화가 안 돼서 사장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1인 창조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직접 사업화하기 어려울 때 기술을 위탁해 원하는 기업에 판매하는 거래시스템을 구축하고, 훌륭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에 나선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셋째,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창업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젊은 창업지망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 창업자금에 클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창업자가 부족한 기술 또는 회계, 경영 자문을 퇴직한 전문가에 의해 지원받을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이상의 방법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이 보유한 기술을 발굴해 이를 창업과 사업화로 연계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가칭)정보통신기술진흥원`이 R&D 기획과 평가에서 기술 사업화와 창업 지원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일정 규모의 창조 펀드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

창조경제에서 벤처 활성화의 성공 여부는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결과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인프라를 어떻게 구성하고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권은희 국회의원 ehkwon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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