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결산]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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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0월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위치한 기아차 생산 공장을 방문,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2013 결산]자동차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현대·기아차의 대규모 리콜과 파업 등으로 얼룩진 가운데 해외 판매 호조와 전기차 시장 활성화 등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됐다.

4월 초 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소식이 날아들었다. 브레이크등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모두 187만대를 리콜하기로 한 것이다. 연이어 국내서도 싼타페 등 16만2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하면서 현대·기아차 품질 문제가 전면에 부상했다. 9월에는 국내에서 15개 차종 66만대라는 사상 최대 규모 리콜사태가 터지는 등 연중 품질 불량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결국 11월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사장) 등 연구개발 책임자 라인을 경질하는 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또 연초부터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싼타페 누수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마침내 8월 현대차가 관련 사실을 일부 인정하고 누수 관련 보증수리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 불만이 그치지 않고 있고 국토교통부까지 리콜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어서 이른바 `수(水)타페` 사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와의 갈등도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았다. 회사는 8월부터 9월까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파업으로 5만대의 생산과 1조원이 넘는 매출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8월 13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된 이후 9월 5일 임단협 합의에 이르기까지 부분파업 10회, 잔업거부 13회, 특근거부 2회를 기록했다.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지엠은 이달 초,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완전히 철수하기로 한 본사 경영전략에 따라 국내 생산물량이 2016년부터 20% 가까이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뚜렷한 신차가 없고 연구개발 비용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난 9월 닛산 차량을 위탁 생산하기로 하는 등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단순 하청 생산기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쌍용자동차는 내수 판매가 지난해보다 35% 이상 증가하고, 수출을 포함해 전년보다 21.6%나 급성장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수입차는 국산차가 휘청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내수시장을 깊숙이 잠식해 들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기준 국산차 판매는 125만6000여대로 지난해보다 1.4%가 줄어든 반면, 수입차는 14만4000여대로 20% 늘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9월 65%(승용차 기준)대까지 떨어지며 안방 사수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나마 해외 판매가 늘어난 게 위안이다. 현대차는 11월까지 해외에서 지난해보다 9.5% 늘어난 373만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량 432만대를 기록, 지난해보다 7.7% 성장했다. 국내 판매가 2.3%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 판매가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기아차도 국내 판매가 4.3% 줄었으나, 해외 판매가 4.9% 늘며 총 258만대를 판매, 지난해보다 3.3% 성장했다.

한국지엠 `스파크EV`, 르노삼성 `SM3 Z.E.` 등 전기차가 잇달아 출시되며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또 LG전자는 7월 VC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자동차 부품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LG전자는 자동차-IT 융합 및 전장 부품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국내 자동차 부품 `빅3`로 급부상했다.


[표]2013년 자동차 산업 주요 이슈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