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넛잡(The Nut Job)`이 글로벌 도전의 새 역사를 쓴다. 넛잡의 전 세계 개봉관 수는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로 새해 1월 북미를 시작으로 110여개국에서 개봉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넛잡 제작사인 레드로버(대표 하회진)는 국산 애니메이션 넛잡이 새해 1월 17일 북미 지역 3000개 이상 극장에 일제히 걸린다고 17일 밝혔다.
넛잡은 전 세계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 개봉관 수 기록을 새로 썼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3000개관 북미 개봉은 그동안 한국에서 만들어진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최다 기록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 개봉한 것은 디 워가 2275개관, 미국판 올드보이가 583개관, 한국판 올드보이 5개관이었다.
레드로버는 제작 첫 단추부터 해외 개봉을 염두에 두고 끼웠다.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목소리 출연한다. 테이큰의 주연 배우 리암 니슨, 캐서린 헤이글 등이 더빙을 맡았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메인 작가 론 캐머런이 작가로 참여했다.
레드로버는 K팝(K-pop)과 K애니(K-ani) 융합을 시도해 대중적인 재미도 높였다. 레드로버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넛잡의 주요 캐릭터들이 싸이 캐릭터와 함께 `강남스타일`을 부르고 춤을 춰 애니메이션과 K팝이 조합된 융합콘텐츠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넛잡 시사회에 참석한 할리우드의 다양한 종사자들이 강남스타일을 다 같이 따라 부르고 춤을 추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넛잡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문화부 관계자는 “넛잡은 한국만이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을 전 세계에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넛잡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업계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는 “넛잡이 탄탄한 줄거리와 높은 3D기술을 자랑하는 만큼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넛잡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높여 다른 애니메이션 업체들에도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이번 넛잡 북미지역 개봉을 계기로 정부에서 5대 킬러콘텐츠의 하나로 육성하기로 한 애니메이션을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총 172억원 규모였던 애니·캐릭터산업 지원 예산을 내년에는 224억원으로 늘린다. 신규 해외시장 개척 지원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넛잡 한국 개봉은 북미 개봉 10여일 뒤인 새해 1월 29일로 잡혔다. 넛잡은 겨울을 나기 위해 도시의 땅콩가게 습격에 나선 다람쥐 설리와 친구들의 모험을 담은 작품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