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 논란

발목 잡힌 방송산업발전계획

방송산업발전계획에 포함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는 여전히 허용을 놓고 유료방송업계가 반발 중이지만 12월 말 KBS가 실험방송을 실시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사 사정으로 내년 초로 바뀔 수도 있지만 계획 목표는 12월 말”이라고 밝혔다. 유료방송업계가 실험방송을 시작으로 본방송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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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는 디지털 정보의 압축 기술이 발달하면서 남는 주파수 대역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 채널의 신호전송 용량인 19.39Mbps에서 기존에 보내던 HD방송 외에 또 다른 HD방송을 송출하거나, HD·SD·오디오·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보낼 수 있어 디지털 방송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2006년 시험방송에서 나타난 기술적 미비와 유료방송의 견제로 MMS 도입은 계속 미뤄져 왔다.

MMS를 두고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대립하는 이유는 `방송 광고`와 `콘텐츠 지배력 강화` 때문이다. 지상파 채널이 더 생기면 한정된 광고시장을 두고 경쟁자가 증가해 유료방송 광고 몫이 줄어든다. 광고 수익 약화는 플랫폼 경쟁력과도 연관된다. 케이블 업계는 지상파가 광고 없는 MMS 채널을 도입한다면 크게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향후 유료방송이 지상파에 지불하는 콘텐츠 사용료인 가입자당 재전송료(CPS)가 MMS 채널에도 적용된다면 `블랙아웃`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TV로는 지상파 MMS를 못 보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12월 말부터 시작되는 실험방송에 EBS는 엠펙2(MPEG-2)를, 지상파 3사는 엠펙4(MPEG-4) 압축기술을 적용한다. 엠펙4는 압축효율이 뛰어나 주파수 대역을 덜 차지하지만 기존 TV 대부분이 엠펙2 디코더만 지원해 MMS를 볼 수 없다. 엠펙2로 압축해 HD 영상을 보내면 차지하는 대역이 약 12~17Mbps이고, 엠펙4는 5~7Mbps까지 압축할 수 있다.

EBS를 제외한 지상파 3사는 기존 메인 채널은 엠펙2 방식으로 가고, MMS 채널은 엠펙4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11년 3DTV가 출시되기 전 TV는 엠펙4 방식의 디코더를 지원하지 않는다. 최근 구입 TV가 아닌데 MMS를 보려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3DTV 출시 이전 TV는 엠펙2만 지원하고, 그 이후 TV는 엠펙4와 HEVC까지 지원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엠펙4 방송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2011년 말부터 출시된 수상기는 엠펙4로 압축한 방송을 수신할 수 있지만 옛날 TV나 2011년 이전 것은 수신을 못 한다”며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꿔주는 셋톱박스를 보급할지는 아직 계획된 바 없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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