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사장 등 475명 임원승진인사 단행...키워드는 발탁·여성·현장

삼성그룹이 젊은 인재 발탁과 여성 및 현장인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2014년 정기 임원인사를 5일 단행했다.

삼성의 차세대 리더그룹이 될 임원 승진자는 올해 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475명이다. 전체 승진 규모는 2012년 501명, 지난해 485명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임원 승진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사상최대 실적이 확실시한 삼성전자에서 나오면서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삼성 인사기조를 재확인시켰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그룹 전체 승진임원 475명 가운데 삼성전자 소속이 226명으로 47.5%를 차지한다. 이는 2012년 41.9%%, 2013년 46.5%보다 높아진 수치다.

올해 인사의 특징은 △발탁 △여성 △현장 △경력 △글로벌로 요약된다. 전체 임원 승진자는 예년에 비해 많지 않지만 이들 5개 부문에서 모두 역대 최대 승진인사가 이뤄졌다.

승진 연한에 관계없이 우수인재를 조기 승진시키는 발탁인사는 올해 85명(부사장 10, 전무 26, 상무 49)으로 최대다. 삼성을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발탁 승진자는 2012년에는 54명, 지난해에는 74명이었다.

삼성전자 세트 부문에서 35명으로 발탁 승진이 집중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박현호 상무가 3년, 하드웨어 개발의 김학상 상무가 2년 발탁돼 나란히 전무가 됐다. 박 전무는 계명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인문학도로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을 이끌고 있어 삼성그룹이 강조하는 `통섭형` 인재에 해당한다.

삼성은 또 신규 임원 14명을 포함한 15명의 여성을 승진시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승진자를 냈다. 무선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인 삼성전자 장세영 부장과 스마트 TV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최윤희 부장이 나란히 2년 발탁되는 등 총 9명의 여성이 발탁 승진했다. 장 상무는 올해 만 39세로 유일한 30대 임원 승진자이기도 하다.

삼성 관계자는 “1992년∼1994년에 여성공채로 입사했던 여성들이 임원이 되면서 `여성공채기수 임원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외국인 12명도 임원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왕통 전무(삼성전자 북경연구소장 겸 중국 휴대전화 영업담당)를 본사 직급 기준 부사장으로 올려 전략시장인 중국의 휴대폰 영업을 책임지는 임무를 부여했다. `글로벌`을 강조하면서 경영 최일선에서 브랜드 위상 강화와 현지시장 개척에 공헌해 온 해외근무 인력도 80명이 승진했다.

올해 승진자 가운데 경력 입사자는 150명이다. 삼성이 공채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미래성장의 근간인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제조·기술 부문의 승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지원(스탭) 부문은 상대적으로 승진자 비중이 크게 늘지 않는 기조다. 연구개발(120명), 영업마케팅(24명), 제조·기술(33명) 부문에서 모두 사상최대 승진자를 배출했다. `현장` 중심의 인사기조를 분명히 한 결과다.

삼성은 이날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조만간 각 계열사별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표. 삼성 정기임원인사 키워드 및 연도별 승진자 추이

※자료: 삼성그룹. 각 카테고리 모두 사상최대 승진인사

삼성, 부사장 등 475명 임원승진인사 단행...키워드는 발탁·여성·현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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