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안랩 대표 돌연 사임…실적·외압설 등 다양한 관측

국내 대표 보안업체인 안랩의 수장이 바뀐다. 안랩은 4일 김홍선 대표이사(CEO)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대표의 사임은 회사 내부에서도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직원들도 이날 회사 발표와 언론보도를 통해 대표의 사임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랩의 한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던 차였는데 물러난다는 발표가 나와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Photo Image

김 대표는 내년 2월까지가 임기다. 임기 완료에 앞서 3개월 먼저 자리를 내놓는 것이다. 김 대표는 후임 대표와 회사가 2014년을 새롭게 맞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신없이 달려 왔고 좀 자유로운 환경에서 정리를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에 대한 의지가 남아 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그런 김 대표가 임기를 남기고도 안랩 사임을 밝힌 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먼저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 부임 이후 안랩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500억원이던 매출이 1000억원대로 뛰었다. 특히 백신 회사였던 안랩을 종합보안기업으로 체질을 변화시켰다. 보안컨설팅 사업과 보안관제서비스 매출도 30% 이상 성장했으며, 2013년 미국 법인과 CSR 차원의 캄보디아 공동법인 설립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은 4.9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72%나 감소했다.

회사는 “미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비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동력`이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김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미국 시장 진출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도 이런 걱정을 키웠다.

연장선에서 이번 대표 사임이 안철수 의원과도 연관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안철수 의원은 안랩의 최대 주주(지분 18.6%)다. 신당 창당 등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위해서 안랩 지분을 정리·매각을 추진해야 하는데 올해 여건이 좋지 않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는 풀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안랩 매각설도 부상하고 있다. 특정 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맞물려 김 대표가 결국 사의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 왔다. 씨는 뿌렸고, 사업을 하기 위한 인프라는 갖춰졌다”며 후임 대표가 이를 잘 꽃피워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권과도 거리를 뒀다. 김 대표는 “안랩 CEO로서 회사 자체를 정치적인 부분과 격리시켜 운영하려고 노력했다”며 적잖은 고충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보안업계는 안랩의 후임 CEO는 내실경영에 무게를 둔 인물이 내정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안철수 의원이 안랩을 떠났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향후 1∼2년 간 직간접적인 영향이 안랩에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안랩은 “실적과 매각설 등은 대표 사임과 관련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