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3년 만의 사장 승진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승진으로, 삼성의 3세 경영권 승계 구도가 완성됐다. 이서현 사장은 2010년 부사장 승진 이후 3년 만의 승진이다. 재계는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에버랜드의 경영을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책임지면서 향후 승계구도가 한층 탄탄해진 것으로 바라봤다.
이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로 이번 인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까지 3세 모두 부회장, 사장 자리에 올랐다. 재계는 조직개편과 맞물려 이 회장의 뒤를 이을 삼성의 후계구도 밑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된 것으로 내다봤다.
이서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을 맡으면서 언니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한 배를 탔다. 이서현 사장 역시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함께 맡는다.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은 40% 이상이다. 장남 이 부회장이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가졌고, 장녀 이부진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사장이 에버랜드의 지분 8.3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에버랜드의 몸집불리기와 주요 계열사 간 사업정리가 마쳐진 시점에서 이 사장의 승진으로 지배구조 및 사업도 한층 강화될 것을 기대했다.
향후 삼성이 나중에 패션부문을 이서현 사장 쪽으로 다시 떼어내고, 건설부문도 다른 계열사와 합치는 등 지배구조의 정점인 에버랜드를 통해 3남매의 후계경영에 큰 줄기를 잡아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은 2일자로 새롭게 출범하는 삼성에버랜드의 패션부문을 새롭게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는 부동산과 건축, 빌딩자산관리 사업인 엔지니어링&에셋(E&A)부문과 급식 및 식재료 사업인 푸드컬처(FC)를 단계적으로 분리한다.
이중 빌딩자산관리 사업이 에스원으로 이관되고, FC사업이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되면서 패션사업은 삼성에버랜드의 사실상 최대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은 1조8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앞서 제일모직은 삼성에버랜드에 패션사업부문을 이관하고, 향후 화학과 전자재료 등 소재 사업에 집중해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이 사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1999년 삼성전자 디자인센터에 부장으로 입사해 줄곧 삼성그룹 내 패션사업을 도맡아왔다. 배우자는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