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이 중국 `위챗`을 정면 겨냥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이 승부 진두에 나서 다시 모든 것을 걸 태세다. 현실적으로 가입자 수는 위챗이 갑절이나 많지만, 이를 넘어서야 진정한 모바일 메신저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새로운 도전의지가 담겼다.
25일 네이버가 만든 세계적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 3억명 돌파 행사에 참석한 이해진 의장은 “가장 큰 경쟁자는 텐센트 위챗”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글로벌 메신저 영토를 놓고 벌이는 전쟁터에서 3억명은 하나의 과정일 뿐 영원한 승리일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렸다.
형식은 축하의 자리였지만, 이 의장은 12년 만에 공식 석상에 얼굴을 드러낼 정도로 도전의 시기란 느낌이 강했다.
이 의장은 “지금의 성공을 거둔 것이 감사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쉽지 않은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스트레스도 크다”며 “위챗, 페이스북, 구글 등 엄청난 회사들이 대규모 자금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우리가 얼마나 잘 싸울지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엔 (위챗이) 해외 마케팅에 3000∼4000억원을 쓴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우리 모든 수익을 바쳐야 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검색 위주의 한국 서비스 보다 `라인` 중심의 해외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의장은 “여러가지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능한 새로운 시도를 국내보다 해외에서 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의미 있는 회사로 성장해서 해외에 징검다리가 될 만한 새로운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내 인터넷 경쟁환경에 대해서도 기업가적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인터넷은 경쟁제한하거나 나라가 지킬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라며 “우리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후배 벤처인들의 해외 도전도 당부했다. 그는 “내가 실패하더라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를 하는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의 경우 외부에서 보이는 것이 계속 1등이지만 실제로는 시장 변화에 따라 매년 위기를 넘기고 매년 다시 태어나고 있다”며 “변화할 때 움직일 줄 알아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이자 사업 동료인 김정주 NXC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대해 “정말 탁월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도쿄(일본)=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