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료방송 시장이 시들어간다

미국의 유료방송 시장이 시들어간다. 모바일이 시장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TV 콘텐츠나 가정용 인터넷의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한 탓이다.

25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의 유료방송 시장이 다양한 지표를 근거로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유료방송의 대표주자 타임워너케이블은 올해 3분기에만 30만6000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같은 기간 인터넷 가입자도 2만4000명이 이탈했다. 또 다른 유료 방송 업체 중 하나인 차터커뮤니케이션의 톰 러틀리지 CEO는 “고객 550만명 중 무려 130만명이 TV로 보는 콘텐츠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케이블TV와 인터넷 가입자 수는 일제히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티리서치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케이블TV 콘텐츠의 재방송 포함 시청률은 지난 8월 전년 대비 10%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라임타임 시간대 평균 시청률도 지난 2007년 8.4%에서 올해 5.6%로 낮아졌다. TV 시청률 하락은 오래된 현상이지만 HBO나 AMC처럼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장했던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조차 떨어졌다는 점은 유료방송 시장의 미래에 더욱 그늘을 드리웠다.

메이저리그처럼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하는 프로그램 시청률도 바닥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시청률은 7.6%로 2002년 이래 가장 낮았으며 18세에서 49세까지 시청률은 그보다 낮은 3.6%로 나타나 젊은 층의 외면이 심각했다. 이는 NBA에서도 동일하게 벌어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장 패러다임이 `TV 시청`에서 `동영상 시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 이상 TV 앞에 앉지 않아도 인터넷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로 개인 시청을 하게 됐다. 지난 3분기 유료TV 및 가정용 인터넷 업체 대신 맞춤형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의 광고 건수가 늘어난 점도 이를 증명한다. 올해 3분기 차터와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케이블비전 등 전통적인 유료TV 업체의 광고 건수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DTV, 디시, 버라이즌, AT&T 등 모바일 기반 업체는 최대 250건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했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 4~5년 간을 지배할 패러다임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는 2017년 모바일 동영상 트래픽이 월 800만테라바이트를 기록한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1년 트래픽은 50만테라바이트다.

업계 관계자는 “전 미국이 유료 TV와 가정용 인터넷을 끊는 대신 무료 와이파이로 갈아타고 있다”며 “유료TV 시장의 몰락은 스타벅스나 페이스북, 시스코 등 다양한 기업이 미국 전역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속도에 비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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