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NSA 정보수집 막아달라` 소송 각하

미국 연방 대법원은 국가안보국(NSA)의 전화정보 수집 행위가 월권이라며 이를 막아달라고 시민단체가 낸 소송을 19일 각하했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무차별적인 정보수집 활동 사실을 폭로하고 국제적으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최고 헌법기관이 내린 첫 결정이다.

미국 전자사생활정보센터(EPIC)는 지난 7월 “통신업체 버라이즌이 자사 고객의 통화 내역 관련기록을 NSA에 제출토록 명령한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의 결정을 뒤집어달라”는 취지로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FISC는 미국의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감청 허용여부 등 해외 정보사찰 관련 사안을 담당하기 위해 1978년 설립된 비밀법원이다.

EPIC는 소장에서 “통신업체가 보유한 모든 통화내역 관련 기록이 승인을 받은 수사와 관련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며 “FISC의 기록제출 명령은 법률로 정해진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제의 결정을 내린 FISC의 판사에게 이를 재심토록 하거나 이 명령을 무효화하도록 명하는 직무집행 명령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무집행명령은 상급 법원이 하급 법원이나 정부기관 등에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영미법상의 특별 절차다.

EPIC가 이 같은 방법을 택한 것은 FISC의 결정에 대한 항고, 항소 등 상소 절차가 법률에 아예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이 소송을 각하하면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 단체의 소송이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대법원에 낸 서류에서 현행 법령 하에서는 정부나 버라이즌만 FISC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결정과는 별도로 미국 전역의 각급 법원에서는 NSA의 정보 수집 활동과 관련해 여러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각종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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