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66>당신은 15분 이상을 몰입할 수 있는가?

`일상(日常)`은 `비상(非常)`함의 보고(寶庫)이자 `비상(飛上)`할 수 있는 상상력의 텃밭이다. 반면에 반복되는 일상은 점차 지루한 일상이 되고 더 이상 가까이 하기 싫어진다. 늘 접하는 일상이라고 할지라도 어제와 다른 관심으로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일상이야말로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원천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으로 일상을 체험하는 과정을 멀리하고 스마트폰에 빠져 하루 종일 검색을 거듭한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다. 아이큐(IQ)보다는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근성이 있어야 공부가 된다는 이야기다.

현대인들은 한 가지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수시로 날아오는 SNS 메시지에 반응하느라 뇌가 팝콘처럼 바뀐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날아오는 정보에 반응하느라 뇌는 바쁘지만 정작 중요한 일에 몰입하는 뇌기능은 점차 퇴화되고 있다는 것. 한 가지 일에 15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촐싹거리는 성향을 `쿼터리즘(quarterism)`이라고 한다. 그만큼 현대인들은 침묵과 고독 속에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 사방에서 날아드는 정보에 시시각각 반응하면서 뇌도 팝콘 튀겨진 모양처럼 변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 비즈니스 선두기업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얼마 전 미 보스턴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하루에 한 시간씩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끄고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며 진짜 대화를 나누라”고 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빠질수록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뇌기능이 없어진다.

두꺼운 인문 고전을 붙잡고 진득하게 앉아서 읽어 내려가는 인내심이 있어야 고전 속에 담긴 선각자들의 향연에 참여할 수 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앉아 책장을 넘기면서 저자와 침묵의 대화를 나눠보자. 고전(古典)을 읽지 않으면 고전(苦戰)을 면치 못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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