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피부과 A원장의 얼굴에 요즘 근심이 가득하다. 그 동안 함께 병원을 키워왔던 B실장이 다른 병원으로 이직을 한 뒤 환자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B실장이 고객정보가 담긴 파일을 갖고 타 병원으로 옮긴 영향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이처럼 최근 병원, 통신 마케팅 회사 등에서 고객정보 파일이 유출되거나 건축 설계사무소 등 캐드(CAD)를 많이 사용하는 회사의 자산이 유출될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전문 기업들이 PC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에다 내부정보 유출 방지(DLP) 솔루션을 결합, 신시장 창출에 나섰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업무용 PC에 산재돼 있는 개인정보를 검출한 뒤 암호화하거나 아예 삭제하는 기능에서 한 발 나아가 이른바 `보안 결합상품`을 만든 셈이다. PC 안에 담긴 개인정보를 보호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 자산을 지켜주는 보안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정보 암호화는 물론이고 직원이 내부 전산망에 접속하려고 했던 로그 정보와 흔적을 남기거나 아예 내부 시스템 접근 자체를 막으려는 기업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대다수 공공기관은 개인정보 파일을 암호화하거나 PC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10일 현재 PC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조달 시장은 약 35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조달청 사이트에서 `트랜잭션보안 및 바이러스보호 소프트웨어`로 검색한 PC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납품 실적에 따르면 컴트루테크놀로지·지란지교소프트·소만사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안랩·인포섹·닉스테크·블루데이타 등도 공급 중이다.
컴트루테크놀로지는 개인정보 필터링 기능을 탑재한 문서보안, 출력물보안 제품을 개발했다. 개인정보 필터링 기능을 탑재한 엔드포인트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용미 컴트루테크놀로지 차장은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이고 회사 직원이 내부정보를 빼내가려고 했던 PC 접속 로그를 남기는 게 법적으로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란지교소프트 역시 PC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PC필터` 제품에 출력물 보안을 옵션 기능으로 제공한다.
<PC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조달 납품 상위 3개사 실적>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