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대항 中 통신사의 반격카드 `데이터 요금까지 공짜 메신저`

중국 차이나텔레콤이 이용료는 물론이고 데이터 요금까지 공짜인 모바일 메신저를 내놨다. 자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텐센트 `위챗(WeChat)`에 대항하는 초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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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사 차이나텔레콤과 인터넷 기업 넷이즈가 설립한 합작사 이신테크놀러지가 선보인 `이신(영문 서비스명 `이챗`)` 메신저

중국 C114는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넷이즈 합작사 이신(Yixin)이 `이챗(YiChat, 중국 서비스명 이신)`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트라이-넷 데이터무료화(Tri-Net Data Free)`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챗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항하는 한국 통신사의 인터넷 기반 모바일 메신저 `조인(Joyn)`과 유사한 모델이다. 차이나텔레콤은 한 발 더 나아가 `메신저 사용 데이터까지 무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챗은 이 메신저를 설치하지 않은 모바일 기기 주소록 내 사용자에게도 무료 텍스트와 음성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해 위챗과 차별화를 꾀했다. 현지 3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가입자가 모두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는 데다 아직 모바일 데이터 요금에 대한 부담이 상당한 중국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기대된다.

중국 언론은 차이나텔레콤의 이같은 시도가 오버더탑(OTT) 사업 모델을 수용한 통신업계의 사업 모델 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OTT 사업자란 한국 카카오, 미국 넷플릭스와 중국 텐센트처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을 하는 인터넷 기업을 의미한다. C114는 “세 통신사의 사업 모델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라며 “OTT 사업자와 협력 기회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OTT 서비스를 포용하는 `탈 통신`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기존 수익원이던 음성통화와 문자서비스 매출이 줄어들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3분기 위챗 등 OTT 서비스 때문에 설립 이래 첫 순익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C114는 “차이나텔레콤의 무료 데이터 서비스는 통신사가 스스로 문을 열고 기존 서비스를 OTT 사업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다양한 협력 모델도 대두된다. OTT 사업자가 통신사 수익을 높여줄 수 있는 소비자 몰이를 하고 서로 서비스 원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OTT 사업자의 네트워크 `통행료`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 학계는 “탈 통신은 길고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기회는 있다”며 “일본 NTT 도코모는 새 영역 진입과 협력 모델, 인수합병(M&A)으로 경계를 넘어서는 융합 서비스 기업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C114도 `NTT도코모가 중국 통신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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