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IT와 의료 융합 개척자` 비에이치컴퍼니 김봉현 대표

정보기술(IT)이 모든 산업의 인프라로 깔리는 추세다. 조선·유통·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서비스업이 IT와 만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난공불락 분야가 있다. 바로 의료업계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화된 원격진료조차 수년 동안 끌다가 최근 입법 예고됐다. 그것도 산업계 일부 요구만 수용하는 반쪽 법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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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비에이치컴퍼니 대표가 보수적인 의료 분야에 디지털로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IT를 무기로 약국과 병원의 낙후된 시스템을 선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IT로 약국과 병원 업무를 혁신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IT가 가져다주는 편익은 그 이상입니다. 당장 병원과 약국이 수혜자입니다. 시스템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합니다. 자연스럽게 고객서비스 수준이 높아져 유인 효과도 큽니다.”

김 대표는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를 겨냥해 `건강 알리미` 서비스를 내놨다. 병원과 약국, 환자를 연계해 복약 지도와 약 처방 관리 등 종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과 병원·약국 프로그램을 연동해 환자에게 맞는 복약방법 등을 일대일로 알려준다. 바쁜 업무로 약 먹을 시간을 놓치기 쉬운 직장인에게는 안성맞춤 서비스다. 김 대표는 “의료 관련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있지만 건강 알리미는 이들 서비스와 확실히 선을 긋는다”며 “무엇보다 환자와 의사·약사 사이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높인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의료 앱은 개발업체 중심의 일방적인 정보 제공입니다. 진짜 의료 정보를 가진 병원과 약국은 제외돼 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건강 알리미는 의사와 약사가 직접 참여했습니다. 그만큼 현실성을 높였고 꼭 필요한 서비스만 모았습니다.”

김 대표도 처음에는 막연히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호응을 얻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의사와 약사가 시큰둥하면서 반쪽 서비스에 그쳤다. 철저한 시장 조사가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의사와 약사를 적극 끌어들이면서 건강 알리미가 한 차원 다른 서비스로 거듭났다.

서비스 지역은 서울 금천구다.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금천구 약사회 정보화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웅석 약사(중앙메디컬) 도움이 컸다. 지금은 함께 서비스를 개발할 정도로 든든한 파트너 가운데 한 명이다. 덕분에 금천구 약국 가운데 80%가 알리미 서비스를 이용한다. 병원도 시범 서비스 형태로 두 곳을 확보했다. 금천구 구축 모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시스템을 구축하면 약국과 소비자 모두 이익인데 선뜻 나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정을 알아보니 약국 고유의 업무 관행과 진행 방식이 있었고 이를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서비스에 앞서 약국과 병원을 대상으로 해당 PC프로그램과 연동해 처방 과정을 간소화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신뢰를 얻었습니다.”

김 대표는 아예 의사와 약사 중심으로 별도 영업 법인까지 만들 계획이다. 이미 법인 등록까지 끝마쳤다. 그만큼 신뢰관계가 쌓였고 솔루션과 서비스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의료를 포함한 헬스케어 분야는 IT와 찰떡궁합”이라며 “여기에 모바일 시대의 도래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이어 “비에이치컴퍼니가 아직은 작은 기업이지만 모바일 헬스케어 시대를 앞당기는 주춧돌을 놓고 싶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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