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삼성전자가 시장과의 `소통`에 나섰다

“기존 조직으로는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회사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자 한 임원이 던진 말이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이라는 꿈의 성과를 냈지만 조직적으로는 규모에 걸맞게 변신하는게 쉽지 않다는 자성이다.

6일 개최한 애널리스트데이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전자 나름의 변신 시도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최고 경영진 모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시장과 소통하며 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열겠다는 것이다. 최고 경영진 모두가 참석하는 행사는 정확히 8년 전인 2005년 11월 3일 `1회 애널리스트 데이`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곱지 않았다. 특히 외부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세계적인 기업에 걸맞게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분기에 한번 개최하는 실적 발표 후 증권가 연구원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는 불평이 많았다. 정보 통제도 심해 삼성전자 실적 예상이 많이 벗어나기도 했다.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전망을 하지 못했고 이는 증시에 혼란 요인이 됐다. 지난 6월 외국계 증권사의 예상치 못했던 부정적 전망과 함께 주가가 큰 폭 하락한 것을 일례로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미래 비전을 시원하게 제시함으로써 이 같은 불만을 잠재웠다.

이 때문에 이미 외신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내놨다. 업계 최고 기업에 대해 칭찬에 인색한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번 행사에 대해 국내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에는 순익을 올리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이제는 투자자에게 한 발짝 다가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업황은 물론이고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자 삼성전자가 8년만에 두 번째로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기로 한 것 같다는 분석도 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앞으로의 사업 전략을 공개하지 않아 답답한 측면이 많았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은 부분이 해소됐으며 이는 삼성전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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