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미디어 소비 패러다임 진화와 방송산업 창조경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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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Over The Top) 사업의 성장이 경이적이다. 정해진 방송전용 망으로 콘텐츠를 전송하던 기존의 방송 서비스와는 달리 OTT는 불특정 다수의 접근이 용이한 범용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전송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는 2011년 미국 최대 유료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의 가입자 수를 추월해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남미, 유럽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함으로써 37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적 기업이 됐다.

200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단말, 플랫폼 기술 등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제는 클라우드라는 가상공간에 콘텐츠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는 시간, 단말기,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

OTT 서비스의 빠른 성장은 이러한 기술적 기반이 사용자의 미디어 소비 형태와 요구에 부합해 새로운 미디어 소비 패러다임을 현실화하고 있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최근 DMC미디어가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TV 이외에 스마트폰, 데스크톱PC, 태블릿PC 등으로 TV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시청자의 미디어 소비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미디어 소비자의 시청 편익 증대를 위해 방송이 어떠한 서비스 형태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OTT는 기술적 기반이 새로운 미디어 소비 패러다임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시장을 창출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유료 방송사업자들 역시 급성장하는 OTT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개인 휴대단말과 연계해 셋톱박스 없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방송 콘텐츠 시청이 가능한 멀티스크린 서비스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고, 기술을 적용해 신규 서비스와 시장을 개척할 때에는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규제를 적용해 산업을 재편하는 것이 소비자 권리를 증진시키고 시청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새로운 규제를 만들고 경쟁을 회피하게 해 현재 시장 지배력을 유지시키는 방식으로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거나 기존 산업의 격차가 확대되고 관련 산업을 정체시키거나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

최근 국회에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와 관련해 두 개의 법안이 상정됐다. 만약 이 두 개의 법안이 통과된다면 모든 사업자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3분의 1 제한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산업영역에서 특정사업자의 독과점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규제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거나 특정사업자를 제한하는 것은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한 산업발전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즉 미디어 소비 패러다임의 진화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현재의 유료방송 산업도 최소한의 규제로 사업자의 새로운 서비스 개척 및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CNPT(Content, Network, Platform, and Terminal) 전반의 균형적 생태계 조성과 정부 주도 산업의 유기적인 진흥 정책을 마련해 추진한다면 방송 산업의 혁신적 창조경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OTT 서비스로 대변되는 미디어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규제보다는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두는 방송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창조경제도 경쟁을 활성화할 때 꽃을 피울 수 있다.

김용구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KGIT) 교수 ygkim@kgi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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