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두께 혁신 비밀은 한국에...스마트 시장에서 우리나라 소재 산업도 부각

다층 코팅·신 글라스 기술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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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아이패드4(왼쪽)와 새로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 비교 그림

최근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 두 종류를 선보였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레티나 디스플레이 못지않게 주목받은 점이 바로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다. 아이패드 에어는 종전 아이패드4의 9.4㎜ 두께보다 20% 이상 얇은 7.5㎜를 구현했다. 심지어 최근 출시된 아이폰5S(7.6㎜)보다 얇다. 무게는 469g으로 종전 제품보다 30% 이상 가벼워졌다. 베젤 폭도 43% 줄여 화면은 9.7인치로 유지하면서 제품 크기는 작아졌다.

팀 쿡 애플 CEO는 발표 행사 자리에서 새로운 아이패드의 휴대성을 유독 강조했다. 아이패드5에 `아이패드 에어`라는 별칭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패드가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구현하는 데 우리나라 소재 가공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 애플이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국내 협력사의 역할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출시된 아이패드 LCD에는 새로운 코팅 기술이 적용됐다. 종전에는 LCD 절연막 형성을 위해 인듐주석산화물(ITO) 코팅을 했지만, 이번에는 ITO 외 다층 코팅 기술을 적용해 두께를 줄이고 투과율을 높였다. 국내 업체 아바텍과 유아이디가 LCD 컬러필터에 다층 코팅을 처리해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 중이다. 이 제품은 최종적으로 애플 아이패드에 적용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여러 차례 코팅을 하면 두께가 두꺼워지지만, 아이패드용 LCD에 적용된 다층 코팅 기술을 쓰면 오히려 두께를 줄이고, 투과율을 높일 수 있다”며 “이 같은 다층 코팅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 글라스(thin glass) 기술도 더 고도화됐다. 신 글라스는 디스플레이 유리패널 상하판을 화학 약품으로 녹여 얇게 만드는 기술이다. 보통 디스플레이용 원판 유리는 0.5㎜ 두께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는 가볍고 얇게 만들기 위해 신 글라스 공정으로 유리기판의 절반 이상을 깎아낸다. 종전에는 상하판 유리 두께 1㎜ 중 절반가량을 신 글라스로 줄였지만 새로운 아이패드는 LCD 원판 유리의 60~70%를 깎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아이패드용 LCD 신 글라스 가공은 지디·아바텍·켐트로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주로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0.05㎜의 유리 기판 두께를 줄이려면 공정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신 글라스 기술과 생산 능력은 우리나라가 일본·대만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출시 이후 지난 9월까지 1억7000만대의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신제품 아이패드 판매가 본격화되면, 박막코팅·신 글라스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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