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진 것들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 `그래비티`가 개봉했다. 영화에 나오는 배우는 단 두명. 화려한 음악도 나오지 않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영화에는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없지만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진짜 재난을 다룬다. 지구로부터 600km 떨어진 우주. 소리도 산소도 없다. 우주에서의 생존은 지구처럼 쉽지 않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는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 때문에 우주에 홀로 남겨진다. 우주 탐험이 처음인 그녀는 당황하면서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강구한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영화를 위해 제작진은 배우의 얼굴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면을 CG로 처리했다. 제작진은 그래비티의 80%는 CG 처리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CG작업을 위해 그래비티에 투입된 제작비는 무려 1000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영상은 자연스럽다. 우주가 CG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산드라 블록은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담담하게 표현한다. 막막한 우주에 혼자 남겨진 감정을 절제된 연기로 잘 보여준다. 조지 클루니 또한 여유 있으면서도 지혜로운 우주인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