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블랙박스, 올해 100% 성장...연 3000~5000억 시장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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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운 고성장이 예상된다. 차량 보급대수에 비해 블랙박스 보급률이 낮아 성장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치열한 가격경쟁과 품질 저하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은 연간 판매대수 기준 지난해보다 최고 100%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블랙박스 통계를 내는 공식 기관이 없어 현대엠엔소프트와 팅크웨어, 미동전자통신 등 대표 블랙박스 업체 3곳의 자료를 종합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24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100%에 달하는 성장세다. 금액 기준으로는 최소 3000억원, 최고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2009년 초창기 연간 시장규모가 20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블랙박스 시장은 2000년대 후반 보험사가 블랙박스 장착 차량 보험료를 2~5% 깎아주면서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2~3년 정도인 교체주기가 돌아오고 TV홈쇼핑까지 가세하면서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다. CJ오쇼핑에서만 올해 블랙박스 판매량이 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박스 단일 아이템을 생산하는 미동전자통신이 다음 달 중순 기업공개를 하는 등 코스닥 상장 기업까지 배출할 정도로 블랙박스는 짧은 기간에 하나의 산업을 만들어 냈다.

블랙박스는 누적 판매량 500만대 내외로 국내 차량 등록대수(1940만대)보다 보급대수가 적다. 운행 중인 차량 4대 가운데 3대는 블랙박스를 탑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교체수요가 꾸준해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아시아 각 국이 택시, 화물차 등에 블랙박스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성장 전망도 밝다.

우리나라 블랙박스 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 내년부터는 HD급이나 풀HD급 고화질 위주 시장으로 바뀌면서 100여개 업체가 난립했던 시장은 기술력과 브랜드를 갖춘 5~6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엠엔소프트 집계에 따르면 2011년에는 저화질 SD제품이 90%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HD와 풀HD 제품 비중이 80%를 넘고, 내년엔 90%를 넘을 전망이다. LCD화면 장착이나 스마트폰 연동 등 차별화된 기능과 기술력이 경쟁 포인트가 되고 중국산으로 대표되는 저가 제품 퇴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블랙박스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품질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블랙박스 피해구제 건수는 2010년 21건에서 2011년 54건, 2012년 127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이달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138건을 기록하고 있다. 피해구제란 소비자원이 직접 중재에 나설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사례를 말하는 것이어서 실제 품질 불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표]연도별 차량 블랙박스 시장 규모 추이

자료:업계 종합

車 블랙박스, 올해 100% 성장...연 3000~5000억 시장으로 부상

김용주기자 kyj@etnews.com